중국과 중앙아시아 5개국 간 다자 정상회의가 실크로드의 출발점 산시성 시안에서 18일 개막했다. 일본에서 개최되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담을 앞두고, 중국은 보란 듯 우군을 집결하며 세를 과시하고 있다.

중국 외교부 및 현지 언론에 따르면 중국은 이날부터 19일까지 양일간 열리는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정상과의 다자 회의를 개최했다. 이번 회의는 중국이 1990년대 초 중앙아시아 국가들과 수교를 맺은 이후 30년 만에 처음 열리는 대면 다자회의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부인 펑리위안 여사와 함께 정상회의 개막일 시안의 과거 수나라와 당나라 황실 정원 터에 조성한 민속 테마파크 '다탕푸룽위안'에서 중앙아시아 5개국 정상과 영부인을 초청해 대규모 환영식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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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영사에서 시 주석은 중앙아시아 5개국 정상들을 향해 '운명공동체'라며 협력과 우호를 강조했다. 그는 "국제 정세가 어떻게 변하든 중국과 중앙아시아 국가는 시종일관 서로를 존중하고, 우호를 유지하며, 협력 윈윈을 견지할 것"이라면서 "양국 관계는 좋은 이웃에서 전략적 파트너가 됐으며, 운명공동체에 이르기까지 역사적 발전을 이뤘다"고 말했다. 이어 "중앙아시아 국가들이 중국의 빠른 발전의 특급열차에 올라타,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 나갈 것을 진심으로 환영한다"고 역설했다.

특히 올해는 시 주석을 주축으로 전개하는 일대일로(一帶一路: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 10주년으로, 유럽과의 연결고리 역할을 하는 중앙아시아 국가들과 협력을 다지는 데에 공을 들이려는 것으로 보인다. 회의 장소를 수도 베이징이 아닌 시안에서 개최한 것도 이 맥락에서다.

앞서 전날 5개국 정상과 잇단 양자 회담 후 발표한 공동성명도 일대일로 공동 건설의 의지가 담겼다. 그 외에 주권, 영토 보전 등 중국이 그간 강조해온 '핵심 이익'에 대한 상호지지, 농산물 수입 확대 등 협력 강화를 다뤘다. 19일에는 6개국 정상이 참석하는 본회의에서 시 주석은 기조연설을 통해 중국-중앙아 운명공동체 건설 구상을 밝힐 예정이다.

중국 환구시보는 왕샤오취안 사회과학원 연구원의 발언을 인용, 이번 회의를 G7 정상회의와 비교하며 "미국과 동맹국들은 G7 정상회의에서 중국에 대한 압박 강화 태세를 갖추고 있다"면서 "(G7이) 세계 질서의 지배와 국제 경제 독점에 대한 논의에 중점을 두는 반면, 중국과 중앙아시아 국가들은 모두 개발도상국으로서 공정하고 합리적 세계질서 구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왕 연구원은 "중국이 올해 첫 번째 주요 외교 행사를 중앙아시아 국가를 대상으로 개최하는 것은, 중국의 외교 의제에서 중앙아시아 국가들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음을 보여준다"면서 "이들 국가는 위험에 대처하는 중국의 전략적 후방"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미국이 중국에 맞서 동맹국을 집결시킬 때에도 중국은 안정적인 중앙아시아가 필요하다"면서 "이 지역의 안전은 중국 북서부 지역에도 엄청난 영향을 미친다"고 역설했다.



베이징=김현정 특파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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