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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1 (토)

이슈 G7 정상회담

G7 앞두고 세 과시한 시진핑…'러 영향권' 중앙아시아로 성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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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亞 5개국과 경제뿐 아니라 안보협력에도 '의기투합'

미중경쟁 국면서 中 지지할 '우군 다지기'에 일정 성과

연합뉴스

시안에 집결한 중국과 중앙아시아 정상들
(시안 신화=연합뉴스)



(베이징=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실크로드'의 기점이었던 중국 산시성 시안에서 18∼19일 열린 중국-중앙아시아 정상회의를 통해 시진핑 국가주석은 미국과 일본이 주도하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앞두고 '세 과시'를 했다.

이번 정상회의는 19∼21일 히로시마에서 열리는 G7 정상회의와 시기적으로 겹치며 미중 대립구도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이벤트가 될 것으로 주목을 받았다.

G7 회의가 대만해협 평화와 안정, '경제 강압' 문제를 논의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중국 견제의 성격을 시작 전부터 분명히 드러냈지만, 이번 중국-중앙아 정상회의 결과물인 '시안선언'과 19일 시 주석 기조연설에서 미국 등 서방에 노골적으로 대항하는 메시지는 찾기 어려웠다.

그러나 시안선언은 서방의 직간접 영향 하에 권위주의 정권 국가에서 이뤄지는 민주화 운동을 의미하는 '색깔혁명'과 내정간섭 등에 반대함으로써 미국 등 자유 민주주의 진영의 영향력을 배척하는 한편 참가 6개국의 자체 결속을 강화하는 내용을 담았다.

회의 주최국인 중국은 서방과 '강대강'으로 충돌하는 길을 택하진 않았지만 G7 앞에서 '세'를 과시하고 미국과의 장기적 전략경쟁에 대비한 우군들을 다지는 성과를 거둔 것으로 풀이된다.

또 이번 정상회의는 구소련 출신 국가로서 러시아의 영향권 하에 있는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등 5개 중앙아 국가들과 중국의 관계를 획기적으로 강화하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가 가능해 보인다.

에너지 협력 강화, 교역 확대, 일대일로(一帶一路: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 공동 건설과 안보 협력 등을 총망라한 시안선언은 중국이 러시아의 세력권인 중앙아시아에 이전과는 차원이 다른 영향력을 갖게 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목도한 중앙아시아 국가들은 중국을 경제 협력뿐 아니라 안보 협력의 잠재적 파트너로 의식하기 시작했다는 것이 일부 관측통들의 분석이다.

작년 9월 시진핑 주석이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을 방문했을 때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카자흐 대통령과 샤브카트 미르지요예프 우즈벡 대통령이 각각 자국 공항에 도착한 시 주석을 직접 영접하는 '파격'을 보인 것에서도 중국에 대한 두 나라의 시선이 엿보였다는 평가가 있었다.

이런 배경 속에 시 주석은 이번에 방중한 중앙아 5개국 정상에게 고도(古都) 시안에서 화려한 공연들로 채워진 연회를 베풀며 환대를 갚았고, 외교장관 채널 등 협력 플랫폼 19개를 만들었으며, 시안선언과 산업투자협력 양해각서 등 9건의 문서를 채택해 전방위적인 협력의 토대를 닦았다.

시안선언이 '영토 완전성'과 '주권 훼손 불허'를 강조한 것과, 시 주석이 기조연설에서 중앙아 국가들의 법 집행과 방위 능력 건설 강화를 돕겠다고 밝힌 대목 등은 중앙아 국가들의 기대가 투영됐다는 분석이 가능해 보인다.

중국이 서방의 견제 속에서도 러시아와의 전략적 소통과 교역 등을 심화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 정상회의에 대한 러시아의 '속내'가 어떨지도 관심을 모으는 대목이다.

미하일 미슈스틴 러시아 총리가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 초청으로 23∼24일 중국을 찾는 것은 중국 입장에서 러시아가 가질 수 있는 의구심을 불식하는 기회로 삼을 수 있을 전망이다.

우크라 전쟁을 계기로 서방의 고강도 제재 속에 러시아가 중국에 경제적으로 크게 의존하게 된 상황은 러시아가 중국과 중앙아 국가들의 밀착을 견제하기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 되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jh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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