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희자 피해자보상추진협 대표 "사죄가 보상이라고 생각"
이희자 태평양전쟁피해자보상추진협의회 공동대표 |
(도쿄=연합뉴스) 김호준 특파원 = 일본 도쿄에서 한국과 일본의 시민단체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강제징용 배상 소송과 관련한 토론회가 열렸다.
27일 도쿄 렌고(連合·일본노동조합총연합회)회관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이희자 태평양전쟁피해자보상추진협의회 공동대표는 "(강제징용 배상 소송의) 원고분들이 가장 원했던 것은 사죄"라며 "사죄가 보상이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희자 대표는 "강제동원 피해자분들은 돈 액수에 대해서는 어떤 말씀도 하지 않으셨다"며 "배상 소송의 원고로 참여하고 일본과의 소송에서 이기고 싶었던 이유는 일제 식민지에서 태어나 겪은 굴욕적인 경험을 자식들에게 물려주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강제동원 피해자들 대부분이 돌아가신 다음에야 2018년 대법원의 배상 판결이 나왔다"며 뒤늦은 판결에 대한 아쉬움도 피력했다.
이 대표는 "한국 정부가 제3자 변제를 추진해 복잡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면서 "(강제징용 배상 소송의 피고인) 일본 기업은 강제동원을 인정하고 사죄해야 한다. 정치적으로 해결한다고 끝나는 것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오구치 아키히코 변호사도 일제의 강제동원은 인권의 문제라며 한국인 피해자 측의 입장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오구치 변호사는 일본 야스쿠니신사에 무단으로 합사된 한반도 출신 군인·군속(군무원)의 유족이 이들을 합사 대상에서 빼달라며 일본 법원에 제기한 소송을 지원하고 있다.
도쿄고등재판소(고등법원)는 전날 한국인 합사자 유족 27명이 2013년 10월 제기한 야스쿠니신사 합사 취소 소송에서 원고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한국인 야스쿠니 합사 취소 소송' 패소 항의 집회 |
이날 토론회에 참가한 박남순 씨는 "야스쿠니에서 아버지 이름을 빼라고 소송한 지 10년이 넘었다"며 "어제 판결을 보고 기가 막혔다"고 토로했다.
그는 "자기들은 책임이 없다고 생각하는 것 같은데, 책임보다는 사죄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hoj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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