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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1 (일)

이슈 항공사들의 엇갈리는 희비

이번엔 준법투쟁 문 열리는 아시아나항공…18년만에 파업 돌입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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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종사노조-사측, 임금인상 두고 ‘팽팽’
勞, 쟁의 예고…운송대란 우려도 제기


매일경제

아시아나항공 조종사노동조합 조합원들이 지난 17일 오전 서울 9호선 김포공항역에서 입단협 1차 투쟁집회 본대회가 열리는 산업은행으로 이동을 위해 지하철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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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구 문 열림 사고가 발생한 아시아나항공이 이번에는 조종사노동조합과 입장차를 좁히지 못해 위기를 맞았다. 임금 인상률을 두고 사측과 입장차를 좁히지 못한 조종사노조 측은 본격 쟁의행위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30일 조종사노조에 따르면 지난 23일∼28일 진행한 쟁의행위 찬반 투표 결과 조합원 총 1095명 가운데 946명이 투표에 참여해 찬성 874표, 반대 72표를 기록했다. 쟁의에 돌입하게 된다면 2005년 이후 18년 만에 파업에 들어가게 되는 셈이다. 조종사노조는 쟁의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내달 7일 발대식을 열어 쟁의행위에 돌입할 계획이다.

노조 측은 비행 전 약식으로 진행해온 캐빈 합동 브리핑을 철저히 진행하는 등 합법적인 규정 내에서 비행기를 지연시키는 ‘준법투쟁’으로 시작해 서서히 쟁의 강도를 높여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캐빈 합동 브리핑이란 승무원과 조종사가 비행 시작 전 승객, 보안 정보, 고도 등 비행에 대해 전반적으로 브리핑하는 시간을 일컫는다.

노조 한 관계자는 “승객이 비행기에 타고 내리는 데만 각 20분씩 총 40분이 걸리는데 회사에서 그동안 배정해준 시간은 30분밖에 되지 않았다”며 “지금까지는 회사에서 무리하게 잡아놓은 비행 시간을 맞추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내용만 약식으로 진행해왔다. 하지만 앞으로는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절차에 맞게 캐빈 합동 브리핑을 진행해 정시성보다는 안정성에 초점을 맞출 예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아시아나항공과 조종사노조는 지난해 10월부터 임금 협상에 돌입했다. 조종사노조는 10%대, 사측은 2.5%의 임금 인상률을 각각 제시했다. 노조 측은 아시아나항공이 지난 2021년과 2022년 누적 1조2000억원 규모의 영업이익을 달성했음에도 임금인상률은 4년간 2.5%에 불과해 적절한 임금인상안을 제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 4년간 물가상승률만 단순 계산해도 8%가 훌쩍 넘는데 2.5% 임금 인상은 말도 안되는 억지라는 지적이다.

특히 매출 구조가 비슷한 대한항공과 비교해도 2.5% 인상률은 현저히 낮다. 대한항공 노조는 지난해 사측과 임금 인상률 10%에 협의를 마친 바 있다. 저비용항공사(LCC)인 티웨이항공도 13%로 협상을 끝낸 상황이다.

최도성 노조위원장은 “이번 투표 결과는 코로나19 기간 임금 삭감을 감내하며 승객의 안전을 위해 운항에 전념한 조합원들의 희생을 배반한 회사에 대한 분노를 보여준다”며 “사측이 임금협상에 성실히 응하지 않는다면 파업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노조가 파업을 하더라도 항공산업은 ‘필수공익사업’으로 지정된 탓에 파업기간에도 모든 조합원이 참여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규정상 국제선은 80%, 제주 노선 70%, 제주 이외 국내선 50% 이상의 운항률을 유지해야 한다.

노조 관계자는 “항공산업이 필수공익사업으로 지정될 당시만 하더라도 국내 항공사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2개밖에 없을 때”라며 “하지만 지금은 LCC까지 합치면 항공사만 10개가 넘기 때문에 운송 대란 등 승객들이 받는 피해는 사실상 거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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