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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스마트폰 소식

AI·전기차, ‘핫’한 테마 다 붙었는데... 中 스마트폰 부진에 발목잡힌 삼성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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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업황 개선과 인공지능(AI) 산업의 본격적인 성장, 전기차 전환에 따른 전장 부품 수요 증가 등에 대한 기대로 전기전자(IT) 업종이 국내 증시의 주도주 지위를 회복한 모습이다. 그런데 기존 사업인 스마트폰 부품 생산에 더해 전기차 부품과 AI, 로봇 분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는 삼성전기 주주들의 불만은 커지고 있다. IT 기업 주가가 대체로 상승하는 가운데 투자자들의 관심이 큰 테마를 사업 영역으로 다수 보유하고 있지만, 주가는 좀처럼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기 주가는 올해 들어 12% 정도 올랐다. 하지만 올해 코스피지수가 15% 넘게 올랐고, 삼성전기가 포함된 전기전자 업종 지수가 30% 넘게 상승한 것을 고려하면 삼성전기의 주가 상승 폭은 매우 낮은 셈이다. 삼성전기 주가는 지난해 1월 20만원에 육박했지만, 실적 악화에 대한 우려로 지난해 9월 10만원대로 하락했다. 지난해 연말 다소 반등하면서 지난달 15만원대를 회복하기도 했지만, 현재 주가는 14만원대에서 머물고 있다.

조선비즈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3월 중국 텐진에 있는 삼성전기 사업장을 방문해 MLCC 생산 공장을 점검하는 모습. 삼성전기 텐진 공장은 부산사업장과 함께 글로벌 시장에 IT·전장용 MLCC를 공급하는 주요 생산 거점 중 한 곳이다./삼성전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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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기가 투자자들의 관심이 큰 분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하면 주가 부진은 이례적이다. 삼성전기는 적층세라믹캐패시터(MLCC)와 카메라 모듈, 반도체 기판 등을 주력 사업으로 하는데, 지난해부터 AI·클라우드·메타버스 등 차세대 IT 제품과 전기차·자율주행 등 전장 부품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보고 관련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삼성전기의 수익성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MLCC의 경우 전기차용 제품 매출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고, 반도체 패키지 기판이자 고부가가치 제품인 플립칩-볼그리드어레이(FC-BGA)는 투자를 확대하면서 AI의 본격적인 성장과 자동차의 전장화에 따라 수혜가 예상된다.

특히 삼성전기가 미래 성장 축으로 삼겠다고 한 사업들은 최근 주식시장에서 투자자들이 가장 눈여겨보는 투자처이기도 하다. 시총이 작아 테마성 이슈에 주가가 크게 반응하는 중·소형주뿐 아니라 대형 IT주도 해당 테마에 주가가 크게 올랐다.

예를 들어 AI 열풍이 불면서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가 반도체 기업 가운데서는 처음 시가총액 ‘1조달러 클럽’에 가입하게 되자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관련주가 급등했고, 전기차 전환이 빨라지면서 LG전자·LG이노텍은 전장 부품 관련 사업이 주목받으면서 주가가 뛰었다.

하지만 삼성전기 주가는 좀처럼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하면서 주주들의 원성이 크다. 삼성전기 주가의 발목이 잡힌 이유는 중국 스마트폰 수요가 좀처럼 회복되지 못해 핵심 사업인 MLCC 매출이 부진하기 때문이다. 삼성전기 MLCC 매출 중 중국 스마트폰 업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40% 안팎에 달한다. MLCC 수요가 장기간 부진에 빠져 가격 인하 압박도 커진 상태다.

증권 업계에서는 삼성전기 주가가 당분간 의미 있는 수준으로 반등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양승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기대와 다르게 1분기 중국 스마트폰 판매량이 5.2% 감소하면서 회복이 지연되고 있다”며 “업황 회복 강도가 불확실해 삼성전기 투자에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주가가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고, AI와 전장 부품 등으로 사업을 다변화하고 있다는 긍정적인 평가도 내놓고 있다. 대신증권은 삼성전기 목표주가를 19만원, 신한투자증권은 18만5000원으로 제시하고 있다.

연선옥 기자(actor@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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