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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CJ푸드빌 먹여 살리네"…하락길 걷던 뚜레쥬르의 반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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뚜레쥬르 뉴욕 브루클린 매장. 사진=CJ푸드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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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정부의 MUI 할랄 인증은 세계적 권위를 지니고 있다. 사진=CJ푸드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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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유지웅 기자]

CJ푸드빌의 베이커리 브랜드 뚜레쥬르가 과거 매각 대상에 올랐던 수모를 털어내고 '구원투수'로 떠올랐다. 뚜레쥬르의 선전에 CJ푸드빌은 7년 만에 흑자전환을 이뤘고 지난해엔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3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CJ푸드빌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 7598억원, 영업이익 26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각각 24.8%, 535.5% 증가한 수치다.

실적은 뚜레쥬르가 견인했다. 특히 전체 영업이익 절반을 해외에서 거두면서 미국 등 현지 사업 확장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뚜레쥬르는 한때 그룹 차원에서 매각을 추진할 정도로 상황이 좋지 않았다. 그러나 김찬호 대표가 수장에 오른 후 해외사업에 집중하며 반등했다. '해외법인 효율화'와 '현지화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뚜레쥬르는 지난 2004년 미국 시장에 진출하며 글로벌 사업의 첫 삽을 뜬 이후 중국과 베트남, 인도네시아에 점포를 개점하며 영역을 확장했다. 하지만 외형 확장에 주력한 탓에 오랫동안 적자를 벗어나지 못했다.

이에 CJ푸드빌은 수익성 낮은 해외법인은 과감히 정리하거나 합병했다. CJ푸드빌이 진출한 국가는 한때 12곳에 이르렀지만 지난해 말 기준 6개로 축소된 상태다.

CJ푸드빌은 미국·인도네시아·베트남에 법인을 두고 뚜레쥬르 매장을 운영하며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지난해 해외법인은 순이익 161억원을 기록하며 수년간 지속된 적자를 탈출했다.

주력 국가는 미국과 인도네시아다. 특히 미국 법인의 역할이 컸다. 미국 법인인 'CJ Foodville USA Inc'와 'Tous Les Jours International Corp'의 지난해 합산 매출은 765억원으로 해외법인 전체 매출 57%를 차지한다. 순이익은 149억원이다.

미국은 국내 프랜차이즈 기업의 '무덤'으로 통할 만큼 흑자를 내기 어려운 시장으로 꼽힌다. 이와 달리 CJ푸드빌 미국법인은 2019년 첫 턴어라운드 이후 흑자 폭을 꾸준히 늘리며 효자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CJ푸드빌은 미국 21개 주에서 90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국내보다 2배가량 높은 판매가격 덕에 수익성이 좋다. 올해 미국 매장이 100호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CJ푸드빌은 2030년까지 1000개 매장 확보하겠다는 목표다.

이 기세를 몰아 CJ푸드빌은 올 하반기 미국 남부지역에 대규모 제빵공장을 착공할 계획이다. 해외사업에서 확실한 승부를 보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CJ푸드빌 관계자는 "소품종 제품을 판매하는 현지 업체와 달리 다품종 제품 구성으로 다양한 소비자 수요를 담아내 브랜드 인지도를 넓힐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두 번째로 매출 규모가 큰 인도네시아 법인도 성장세가 가파르다. 인도네시아 법인의 지난해 매출액은 334억원으로 전년 대비 71% 증가했고 당기순이익도 흑자전환했다. 현지 진출 11년 만이다. 무슬림 할랄 인증을 취득해 맞춤형 상품을 선보이는 등 현지화에 적극 나선 덕이다.

CJ푸드빌은 지난 2020년 국내 베이커리 업계 최초로 인도네시아에서 할랄 인증을 취득하고 전매장에서 할랄 인증 제품만 판매한다.

인도네시아는 인구 2억8000만명 중 87% 이상이 이슬람 신자로 세계에서 무슬림이 가장 많다. 단일 국가 기준으로 '세계 최대 할랄 시장'인 셈이다. 세계 4위 인구 대국에 대규모 인구를 기반으로 탄탄한 내수시장도 보유하고 있다.

CJ푸드빌 관계자는 "인도네시아에는 카페형 베이커리가 흔하지 않았는데 뚜레쥬르가 이를 선도적으로 도입하면서 좋은 반응을 얻었다"며 "한국 문화 콘텐츠가 현지에서 인기를 누리고 있는 만큼 시너지를 극대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CJ푸드빌은 2015년 이후 줄곧 적자를 기록하며 CJ그룹의 '아픈 손가락'으로 불렸다. 이에 2019년 알짜로 평가받던 투썸플레이스를 매각한 데 이어 뚜레쥬르까지 매물로 내놓는 지경에 이르렀다. 일각에선 CJ그룹이 CJ푸드빌까지 매물로 내놓지 않겠냐는 관측까지 나올 정도였다.

뚜레쥬르가 국내 베이커리 업계 2위지만 성장성 측면에선 한계를 보인다는 점도 한몫했다. 파리바게뜨와 치열한 경쟁을 벌였지만 신규 출점이 어려워지면서 격차가 더 벌어지던 상황이었다.

이후 뚜레쥬르는 경쟁력을 높이는 데 주력하며 성장을 거듭해 결국 CJ푸드빌의 최대 수익원이 됐다. 결과적으로 매각 철회가 '신의 한 수'가 된 셈이다.

CJ푸드빌은 뚜레쥬르의 해외사업 성장세를 반영해 기존 글로벌사업부를 본부로 격상했다. 또 겸직체제로 이어오던 글로벌사업본부 본부장에 이치형 상무를 선임하며 변화를 예고했다.

CJ푸드빌 관계자는 "글로벌 사업 비중을 늘리는 것이 CJ그룹 전체의 기조"라며 "뚜레쥬르 역시 현지 공장 개설을 통해 미국 영토를 확대하고, 제빵 공장 개설을 기점으로 현지 가맹점 수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유지웅 기자 wanchu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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