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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8 (월)

초거대 울산조선소, 클릭 한번에 공정 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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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HD현대중공업 울산 관제센터(왼쪽)와 판교 HD현대 본사에서 울산조선소 공정 상황을 실시간으로 살펴보고 있다. HD현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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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1일 찾은 HD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본부 건물 내 관제센터.

636만㎡(약 192만평) 규모 조선소의 컨트롤타워 격인 이곳의 대형 스크린에서는 조선소의 모든 움직임이 실시간으로 보였다. 화면에서 크레인이 움직이는 것을 발견하고 고개를 돌려 창밖을 보자 실제로 아파트 36층 높이인 109m 골리앗 크레인이 1000여 t에 달하는 선박 블록을 옮기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커다란 블록을 싣고 그 옆을 지나고 있는 트랜스포터의 움직임도 스크린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실물 조선소의 상황을 그대로 데이터화해 디지털트윈을 구축한 것이다.

이곳은 '미래 첨단 조선소(Future of Shipyard)' 구축 프로젝트를 추진 중인 HD현대중공업의 전초기지에 속한다. 스마트 조선소는 전 세계 선두권 조선업체들조차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는 영역이다. 생산설비가 실내 공장에 고정된 반도체·가전산업 등의 경우 스마트공장 전환이 수월하다. 공장 내 데이터 수집을 위한 설비를 설치만 하면 공정 상황과 재고 현황 등을 안정적으로 집계할 수 있다.

반면 가공 공장과 블록 조립 공장, 의장 공장, 도장 공장 등 여러 실내공간은 물론 단위 블록을 조립해 선박을 만드는 도크와 의장·도장 등 마감 작업을 하는 안벽, 대형 크레인 등 옥외 공간에서도 공정이 진행되는 조선업의 경우 데이터 확보를 위한 설비망 구축이 쉽지 않다.

박도유 HD현대중공업 조선해양디지털혁신부 책임매니저는 "사물인터넷(IoT) 설비를 조선소 실내외 공간에 광범위하게 구축해 나가고 있다"며 "이는 다른 제조산업의 스마트공장 전환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 거대 프로젝트"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선박별 공정률은 물론 단위 블록당 공정 상황까지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울산조선소에는 공정 단계인 1500여 개의 블록이 존재한다. 관제센터 대형 스크린에서 커서를 움직여 이들 블록 중 하나를 클릭하자 공정률과 블록이 투입될 선박의 고유번호, 선종, 담당자 이름 등 다양한 정보가 제공됐다. 선박 건조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도크 내 작업 현황은 더욱 입체적으로 전달됐다. 도크는 조선소 내 용지를 깊게 파서 운하 형태로 만든 선박 건조장이다. 조선소 내 10개의 도크 중 규모가 가장 큰 3도크의 화면을 확대하자 건조 중인 선박 4척의 모습이 3차원으로 제공됐다.

선박에서 공정이 완료된 부분은 녹색, 공정이 진행 중인 부분은 회색으로 표시될 정도로 진행 상황이 상세하게 집계됐다. 통상 선박 1척을 건조하는 데 2년여가 소요된다. 관제센터에서는 착공부터 기공, 진수, 시운전, 인도까지의 선박별 세부공정 단계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납기일 대비 공정 진행이 더디면 경고 문구가 뜬다.

이렇게 세세한 데이터가 수집될 수 있는 것은 각종 생산설비와 기자재 등에 IoT센서가 촘촘하게 연결된 덕분이다. 크레인에는 압력센서와 소음센서, 진동센서, GPS센서 등이 설치돼 있다. 정상 범주에서 벗어난 진동이 발생하면 알람이 울려 선제적으로 보수에 나설 수 있다. 실제 고장으로 가기 전에 조치하는 예측보수가 이뤄지는 것이다.

울산조선소의 이 같은 현황은 HD현대 본사인 성남 판교 글로벌R&D센터(GRC)로도 전달된다. 판교에서도 울산조선소 상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해 유기적으로 업무가 이뤄질 수 있는 것이다. 정기선 HD현대 사장 집무실에도 울산조선소 디지털트윈 현황 스크린이 설치돼 있다.

[울산 오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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