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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MBC 기자 "경찰, 서랍 속 팬티까지 뒤지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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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경찰, MBC 압수수색 시도 (서울=연합뉴스) 신준희 기자 =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개인정보 유출 의혹과 관련 MBC 기자 임모씨를 압수수색 중인 경찰(오른쪽)이 30일 항의하는 노조 구성원들 앞에서 신분증을 내밀며 MBC 사옥 진입을 시도하고 있다. 2023.5.30 hama@yna.co.kr (끝)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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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개인정보 유출 혐의 의혹으로 압수수색을 당한 MBC 임모 기자가 경찰의 수사를 두고 "과잉 수사"라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 5월 31일 온라인 글쓰기 플랫폼 '브런치'에 '과잉수사의 정의는 뭔가요? - 압수수색에 대해 생각한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이 글에서 임 기자는 "기자이기 전에 한 개인이 감당하기 힘든 일을 겪으며 기록을 남긴다. 하마터면 아이에게 '못 볼 꼴'을 보여줄 뻔했다"면서 압수수색 당시 상황을 전했다. 앞서 경찰은 한 장관 인사청문회 당시 한 장관 가족의 주민등록초본 등 국회에 제출된 개인정보가 외부로 새어 나갔으며 이 과정에 임씨가 연루됐다고 보고 있다.

임 기자 압수수색 당시를 떠올리며 집으로 들이닥친 서울청 반부패부 소속 경찰관들로부터 "휴대전화부터 제출하시죠. 한동훈 장관님께서도 휴대전화 압수수색은 협조하셨습니다"라는 말을 들었다고 전했다.

임 기자는 "제 귀를 의심했다. 경찰이 영장 집행을 나와서 기자에게 '한동훈 장관님'을 언급하는 이유는 무엇이며, 무엇보다 중립적이어야 할 수사기관이 마치 한동훈 장관님의 대변인 같은 발언을 하며 휴대전화 압수수색에 협조하라니. 압수수색을 경찰에서 나온 건지 검찰에서 나온 건지 헷갈릴 정도였다"라고 적었다.

임 기자는 경찰이 압수수색한 물품도 열거했다. 그는 "경찰은 집안에 모든 PC, USB 등을 확인했고 취재 수첩과 다이어리 등을 확인했다"라며 "2006년에 사용했던 다이어리부터 10여년 전 사용했던 취재 수첩까지 집안에 자료란 자료는 열심히 들여다봤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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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답하는 한동훈 장관 (서울=연합뉴스) 이지은 기자 =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30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 회의에 참석하기 전 한 장관의 개인정보 유출 의혹 등과 관련해 이날 진행된 압수수색 등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3.5.30 jieunlee@yna.co.kr (끝)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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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에 최대한 협조했다고 강조한 임 기자는 경찰이 속옷까지 손으로 만진 것에 대해 불쾌함을 드러냈다. 그는 "경찰이 방에 들어가서 팬티까지 손으로 만지며 서랍을 뒤지는 것을 보는데 솔직히 화가 났다"라며 "영장을 발부하신 부장판사님도 같은 여자시던데, 영장에는 기자의 주거지를 압수수색하면서 속옷까지 수색하라고 영장 범위에 적어 놓지는 않으셨던데요. 이런 경우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 거냐"라고 밝혔다.

임 기자는 "지난해 4월 한동훈 장관님의 인사청문회 파일이 문제가 되는 것이라면 우리 집에서 그 범위에 한해 압수수색을 하면 되는 것 아니냐"라며 "휴대전화도 제출했고, 업무용 노트북도 제출했는데 굳이 가족들이 사는 공간에 속옷 서랍까지 다 들춰보며 수치심을 주는 이유는 뭐냐"라고 물었다.

이어 임 기자는 자신의 혐의를 부인했다. 임 기자는 "국회를 출입하는 기자는 1000명이 넘는다. 인사청문회 기간이면 인사 검증 자료들이 공개되고 기자들은 그 자료들을 토대로 취재하면서 인사청문 대상자에 대해 검증하는 보드를 한다. 그런데 그 당시 무슨 일이 있었다는 거냐"라며 "난생처음 압수수색을 경험하고 휴대전화와 노트북을 제출하고 나니, 군인이 총과 칼을 뺏기면 이런 기분일까 싶었다"라고 토로했다.

한편 한 장관은 압수수색과 관련해 "누구를 해코지하기 위해서 불법적인 정보를 유포하고 그걸 악용하면 안 되는 거는 누구나 동의하지 않겠냐"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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