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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제발 옷 좀 입으세요"…올해만 외국인 129명 추방시킨 이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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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의 관광지 발리에서 관광객들의 추태로 인한 사건·사고가 늘어나자 발리 당국이 관광객을 위한 '에티켓 안내서'를 제작·배포하고 있다고 현지 매체들이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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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14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한 외국인 관광객이 헬멧을 쓰지 않은 채 스쿠터를 몰고 있다.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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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현지시간) 자카르타 포스트 등에 따르면 발리 당국은 이달부터 공항에 도착하는 외국인 관광객에게 '해야 할 일과 하면 안 되는 일'을 정리한 안내문을 나눠주고 있다.

안내문은 발리의 문화와 환경, 규칙 등을 지켜달라는 내용이다. 안내문을 통해 발리 당국은 관광객에게 기도할 목적이 아니라면 사원 내 신성한 공간에 들어가지 말고, 기도를 위해 입장할 때도 반드시 전통 의상을 입으라고 당부했다.

신성한 공간이나 사원·물건·나무 등을 함부로 만지거나 옷을 입지 않은 상태로 함께 사진을 찍지 말라는 내용도 담겼다.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지 말고 일회용품 사용을 자제하라는 당부, 합법적인 비자 없이 영리활동을 하거나 문화재·불법 약품 등을 거래하면 안 된다는 내용도 들어있다.

와얀 코스터 발리 주지사는 "발리에서 부적절하게 행동하거나 비자 규칙을 지키지 않는 외국인 관광객 수가 늘어나 이런 안내문까지 만들게 됐다"라며 "발리는 오랜 문화를 기반으로 한 관광지로 관광객들도 품위를 지키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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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러시아 여성 루이자 코시크가 최근 인도네시아 발리섬에 있는 700년 된 신성한 나무에서 나체로 찍은 사진을 소셜미디어(SNS)에 올려 인도네시아인들의 분노를 샀다. 사진 인스타그램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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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유행이 잦아들면서 발리엔 외국인 관광객이 크게 늘고 있다. 아울러 관광객과 관련된 사건·사고도 급증했다. 발리 주정부에 따르면 올해 들어서만 129명의 외국인이 추방됐으며 1000명이 넘는 외국인이 교통 법규를 위반해 제재받았다.

지난 3월엔 러시아 남성 관광객이 발리의 성지로 불리는 아궁산에 나체로 오르다 적발됐고, 4월엔 러시아 여성 패션 디자이너가 바바칸 사원에 있는 700년 된 바니안나무에서 누드 사진을 찍은 것이 발각돼 추방됐다. 지난달에는 한 사원에서 전통 의식이 진행되는 동안 독일인 여성 관광객이 옷을 벗고 난입했다가 체포됐다.

일부 관광객들은 발리 길거리는 물론 쇼핑몰이나 공공기관 등에서 옷을 제대로 입지 않은 채 돌아다니거나, 헬멧을 쓰지 않고 오토바이를 타고 다녀 현지 주민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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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남성 유리 칠리킨이 지난달 인도네시아 발리섬의 ‘신들의 거주지’로 알려진 아궁산에서 하체를 노출한 사진을 찍어 추방됐다. 사진 인스타그램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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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문에 발리 경찰은 지난 3월 3개 부대를 투입해 불법을 저지르는 외국인을 단속했다. 발리 당국은 외국인 관광객에 대한 오토바이 대여를 금지하기도 했다.

천인성 기자 guch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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