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애플이 새로운 유형의 하드웨어인 '혼합현실(MR) 헤드셋' 판매 목표를 15만대로 대폭 낮춰 잡은 것으로 확인됐다.
투자자들은 애플이 메타버스 장비를 출시하면 연간 100만대 이상 팔리는 베스트셀러 상품에 등극할 것으로 기대했지만 애플 스스로 눈높이를 낮춘 셈이다. 애플의 '참전'으로 시장 확대 기대감이 커졌던 메타버스 관련 기업들도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6일(현지시간) 미국 실리콘밸리에 있는 복수의 부품업체에 따르면 애플은 MR 헤드셋인 '비전프로'를 발표하기에 앞서 이들을 상대로 총 15만대 분량에 그치는 부품을 발주했다. 내부 소식에 밝은 한 관계자는 "애초 100만대 가까운 물량을 논의했으나 30만대로 줄였고 발표 막판에는 15만대까지 내려 모두가 놀랐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특히 애플이 업체에 전달한 구매주문서에 적힌 발주 물량은 연간 기준이 아닌 제품수명주기(Product Life Cycle) 기준이었다. 애플이 목표로 한 15만대는 연간 판매량이 아니라 향후 예상되는 총판매량이라는 뜻이다. 이 관계자는 "15만대를 모두 판매한 뒤 상황을 지켜보고 또 발주할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부품은 보통 사전에 구매하기 때문에 목표를 늘려 잡을지 여부를 현재로서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애플은 MR 헤드셋 양산을 거쳐 내년부터 본격 판매에 돌입한다. 이날 애플은 판매 목표량을 묻는 매일경제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전일 센서 5개, 카메라 12개 등이 장착된 초고가 MR 헤드셋인 '비전프로'를 개발자 대회인 WWDC에서 공개했다. 애플이 2016년 공개한 에어팟 이래 처음 선보인 하드웨어로 주목받았지만 무려 3499달러(약 456만원)라는 높은 가격으로 대중화 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됐다.
[실리콘밸리 이상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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