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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이슈 시위와 파업

송영길, 검찰 비난 1인 시위 "檢 피의사실 공표에 나도 반론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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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조사 불가 방침 알고도 2차 출두
수사팀에 "김건희는 조사도 못하나"
한동훈 "다급해도 수사 절차 따르길"
한국일보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7일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출입문 앞에서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손현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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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의 2021년 전당대회 금품 살포 의혹의 최종 수혜자로 지목된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가 검찰에 두 번째 자진 출두했으나, 검찰은 이번에도 조사는 물론 면담도 거부했다. 발길을 돌린 송 전 대표는 검찰을 향해 "노골적으로 야당만 공격한다"며 맹비난했고, '선택적 수사하지 말라'는 피켓을 세우고 검찰청 앞에서 1인 시위를 하다가 돌아갔다.

송 전 대표는 7일 오전 서울중앙지검에 출두해 반부패수사2부(부장 김영철) 검사와의 면담 등을 요청했다. 하지만 송 전 대표의 일방적 출두에 검찰이 출입증을 주지 않자 청사 밖으로 나와 기자회견문을 읽고 취재진과 질의응답을 했다.

송 전 대표는 재차 자진 출두한 이유로 "검찰이 매일 언론에 피의사실을 공표하는 데 따른 반론권 (마련)"이라고 말했다. 그는 의혹이 번져 프랑스에서 4월 말 모든 업무를 중단하고 귀국했는데 검찰이 한 달 반 넘게 소환을 안 하고 조사 계획도 말해주지 않고 면담 요청까지 거부했다며 "내 반론권을 어디서 확보하겠느냐"고 되물었다. 송 전 대표는 그러면서 "아무것도 못하게 불확실한 상태로 마냥 기다리게 할 거면 검찰이 조용히 수사했어야 한다"고 밝혔다.

검찰은 송 전 대표를 조사할 단계가 아니라서 조사가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돈봉투 의혹에 연루돼 구속영장이 청구된 윤관석·이성만 의원의 12일 체포동의안 표결 결과를 보고, 관련 수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검찰은 2021년 5월 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송영길 후보 캠프에서 송 후보 당선을 위해 현역 국회의원 등에게 9,400만 원을 살포했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송 전 대표의 외곽 후원 조직 등을 통해 추가로 금품을 건넸는지, 송 전 대표가 관여됐는지 확인하고 있다.

검찰은 금품수수 의원을 특정하는 데도 공을 들이고 있다. 최근 국회사무처를 통해 현직 의원실을 포함해 29곳의 국회 본청과 의원회관 출입기록을 확보했다. 송 전 대표는 이를 두고 "코미디다. 의원이 수시로 여기저기 오가는데 그게 증거능력이 있느냐"며 "검찰의 정치적 쇼"라고 주장했다.

송 전 대표는 금품 살포 연루 혐의를 재차 부인했다. 그는 "박모 전 보좌관도 혐의를 부인하고 있고, 관련 내용은 법정에서 다퉈질 것"이라며 "일방적 진술에 기초해 사실을 판단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검찰의 수사 형평성을 문제 삼았다. 그는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 녹취록을 갖고 민주당을 벌집 쑤시듯 수사하고 의원 2명에 구속영장을 청구한 검찰이 김건희 여사는 소환은커녕 서면 질문도 못 한다"며 "고양이 앞에 쥐"라고 맹비난했다. 돈봉투 의혹과 김건희 여사의 주가조작 연루 의혹 사건을 함께 수사 중인 반부패수사2부가 김 여사 사건은 권력 눈치를 보느라 처리를 미루고 야당 수사만 집중한다는 얘기다.

송 전 대표는 기자회견 뒤 검찰청 출입문 앞에서 전날 예고한 1인 시위를 했다. 피켓에는 '선택적 수사하지 말고 주가조작 김건희도 소환조사하라', '무고한 사람들 그만 괴롭히고 검찰은 송영길을 소환하라'고 적혔다. 송 전 대표는 지난달 2일에도 자진 출두했으나 검찰의 면담 거부로 발길을 돌리며 "주위 사람 괴롭히지 말고 나를 구속시켜달라"고 주장했다.

법조계에선 송 전 대표가 윤관석·이성만 의원의 체포동의안 표결을 앞두고 검찰 수사의 부당성을 내세워 여론전을 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송 전 대표는 이날 검찰의 면담 거부 직후 검찰을 비판하는 내용을 담은 기자회견문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렸다. 일각에선 송 전 대표가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를 의식해 자진 출석 의지를 강조, 불구속 수사를 받을 명분을 쌓는 것으로 해석한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이날 정부과천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송 전 대표의 2차 출두와 관련해 "다급해도 절차에 따라 수사에 잘 응하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손현성 기자 h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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