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안보위험 내세우며 화웨이 금지 검토
8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화웨이 유럽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통해 "(금지 처분은) 어떤 당사자에게도 이익이 되지 않는다"면서 "사이버 보안 평가의 정치화에 강력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화웨이 측은 이어 "비기술적 판단에 근거한 배제는 심각한 경제적, 사회적 위험을 초래한다"면서 "이는 혁신을 방해하고, EU 시장을 왜곡해 소비자를 위한 디지털 서비스 비용을 증가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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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앞서 주요 외신은 EU가 화웨이 등 5G 네트워크상의 안보 위험이 우려되는 기업들의 통신 장비를 회원국이 사용하지 못하게 의무적으로 금지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EU 집행위원회는 회원국들에 5G 네트워크 구축에 있어 안보 위험이 있는 공급자에 대해선 핵심 부품 공급을 제한하거나 금지할 수 있다는 지침을 2020년 1월 내놓은 바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 이를 수용해 이행한 국가는 회원국의 3분의 1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컨설팅업체 스트랜드 컨설트의 연구에 따르면 중국 업체들은 지난해 말 기준 유럽 31개국 5G 통신장비 점유율은 50%를 웃돈다. 특히 EU 내에서 경제 규모가 가장 큰 독일 5G 장비의 중국 점유율은 59%에 달한다고 SCMP는 전했다. 이밖에 이탈리아, 폴란드, 포르투갈, 오스트리아, 스페인 등 주요국도 중국의 5G 장비를 지속해서 구매해왔다. 반면 영국, 덴마크, 스웨덴,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등은 5G 네트워크 시장에서 화웨이를 퇴출시킨 상태다.
화웨이는 지난해 유럽 및 중동·아프리카(EMEA) 지역 매출이 전년 대비 13.5% 증가한 1490억위안(약 27조1656억원)에 달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전체 매출의 25% 수준을 차지하는 것이다. 미국의 제재 이전인 2018년에는 EMEA 매출이 전체의 28%인 2045억위안에 달했었다.
중국 외교부는 EU의 화웨이 통신장비 사용 금지 검토에 "미국과 일부 유럽 국가들은 계속해서 화웨이가 보안 위험을 초래한다고 하지만, 증거는 제시하지 못했다"면서 "미국이 각국을 동원해 화웨이 같은 중국 민간기업을 탄압하는 것은 전형적인 강압 외교이자 기술적 따돌림"이라고 지적했다. 왕원빈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7일 정례브리핑에서 "화웨이는 유럽 국가 안보를 위험에 빠뜨린 게 아니라 유럽의 통신 부문 발전을 촉진하고 상당한 경제적·사회적 이익을 창출해왔다"면서 "유럽이 이 사실을 무시하고 화웨이 금지를 주장한다면, 이들이 늘 공언해 온 시장경제, 자유무역, 공정경쟁의 원칙을 노골적으로 위반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왕 대변인은 또한 "유럽은 말과 행동을 일치시키고, 경제적 합리성과 자신들의 이익에 따라 결정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베이징=김현정 특파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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