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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싶다" 챗GPT 창시자, 韓 극찬한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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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의 아버지’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한국을 찾았다. 국내 대기업·스타트업과 협력 의지를 밝힌 한편, AI 규제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9일 중소벤처기업부·소프트뱅크벤처스 주최로 서울 여의도 63스퀘어에서 열린 간담회에 참석한 올트먼 CEO는 “오픈AI는 한국과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라며 “더 많은 기업을 탐방해 칩(chip·반도체) 개발 등 협력을 가속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은 세계적 대기업이 많고 소프트웨어·하드웨어 역량도 뛰어나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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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행사에 참석한 청중들은 질문을 하기 위해 의자 위에 올라가 시선을 끌기도 했다. 사진 소프트뱅크벤처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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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스타트업 투자하고파...…한국 사무소 둘 수도”



올트먼 CEO는 이날 오전 이영 중기부 장관과 대담에서 “한국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싶다”며 “한국은 AI를 가지고 상상력을 발휘해 새로운 걸 개발하는 능력이 놀랍다”고 말했다. 그는 “물리적으로 전 세계에 사무소를 두는 것을 생각하고 있지만, 한국도 알아보고 싶다”라며 오픈AI 한국 사무소 개소 가능성도 언급했다. 앞서 지난 4월 올트먼 CEO는 일본을 방문해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현지 사무소 개소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기부는 오픈AI와 국내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을 논의할 계획이다. 중기부 관계자는 “오픈AI와 한국 스타트업의 협업 및 투자 방안을 상의하자고 했다”며 “(오픈AI는) 특히 반도체에 강한 한국 스타트업에 관심을 보인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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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도 AI 규제 동참하길...기술 자체 규제보다 단계적 규제해야”



올트먼 CEO는 지난 3월부터 일본·캐나다·프랑스·영국·인도 등 세계 각국을 순방하며 각국 정상들과 AI 규제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AI 기술의 급속 발전에 따라 인류를 위협할 위험이 있으니, 유엔 산하 ‘국제원자력기구(IAEA)’같은 AI 감독 국제기구를 만드는 등 선제적 규제가 필요하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올트먼 CEO는 이날 간담회에서 “AI 규제 국제 협력 논의에 한국도 참여하길 기대한다”라며 “한국이 지도자적 면모를 보일 수 있다”라고 제안했다. 그는 “AI 시스템을 절차적으로 배포하는 게 중요하며, AI가 단기적으로 초래할 위험에 대해 시장과 범주마다 규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AI 기술 개발 자체를 규제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간담회에 동석한 그렉 브록만 오픈AI 공동창업자는 “기술을 규제하면 규제를 우회한 기술이 또 등장한다”이라며 “AI가 인간 활동에 적용되는 부문마다 규제가 달라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기술의 활용 사례(use case)를 이해하고 이를 규제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는 것.

일각에선 업계 선발주자인 오픈AI가 규제를 주도하면, 후발주자에게 불리한 규칙을 만드는 일종의 ‘사다리 걷어차기’가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이에 대해 브록만은 “우리도 그 부분을 우려한다”면서 “위험을 줄이려고 혁신을 저해하는 방식의 규제를 해서는 안 되고, 미래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라고 말했다.



“일자리 사라지면 새 일자리 나타날 것”



이날 오픈AI는 생성 AI로 인한 저작권 침해나 일자리 감소 등 우려에 대해서도 답했다. 브록만 공동창업자는 “콘텐트 창작자가 기술의 혜택을 얻을 수 있게끔 보상 체계를 찾고 있다”며 “창작자가 (AI를 활용해) 더 효율적인 창작을 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올트먼 CEO는 “일자리가 변해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며, 인간의 창의성과 능력은 계속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브록만 창업자는 “오픈AI의 목표는 인류에게 유용한 ‘인공일반지능(AGI·인간 이상 지능을 갖춘 AI)’를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국내 AI 개발자·연구자 등 업계 종사자를 비롯해 기업인, 창업자, 대학생 등 1000여명이 참석했다. 현장은 스타트업 창업자들의 질문 열기로 뜨거웠다. 챗GPT를 사업에 활용하려는 스타트업들은 ‘언어 구조상 영어보다 한국어의 GPT 이용료가 높게 책정되는 문제’, ‘기업이 챗GPT를 이용할 경우 내부 데이터 보안 문제’ 등을 질문했다. 올트먼CEO와 브록만 창업자는 이에 대해 “내부적으로는 한국어 등 외국어 활용 문제를 개선하고 있다”, “데이터를 보호하는 기업용 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오픈AI 창업 전까지 미국 실리콘밸리의 대표적 스타트업 육성기관인 ‘와이콤비네이터(Y Combinator)’ 대표였던 올트먼 CEO는 “지금이 스타트업 창업의 적기이고 기술 황금기이니, 큰 꿈을 가지고 도전하라”고 조언했다.



김인경·윤상언 기자 kim.ink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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