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수 할머니 "윤 대통령, '위안부 해결' 약속 지켜야"
극우단체, 바로 옆서 "위안부 사기" 비방·욕설
1600번째 열린 정기 수요시위 |
(서울=연합뉴스) 최원정 기자 = 매주 수요일 정오 서울 종로구 옛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리는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수요시위'가 14일 1천600번째를 맞았다.
정의기억연대는 이날 낮 12시 같은 장소에서 1천600회 정기 수요시위를 열었다.
수요시위는 1992년 미야자와 기이치 당시 일본 총리의 방한에 앞서 그해 1월8일 처음 개최됐다. 500회가 된 2002년 3월 '단일 주제로 열린 세계 최장기간 시위'로 기네스북에 올랐고 그 기록을 매주 경신하고 있다.
이날 시위엔 고양 대곡초등학교 학생 등 시민 200여명이 모여 일본 정부의 공식 사죄와 배상을 비롯한 법적 책임 이행 등을 촉구했다.
참가자들은 '일본군 성노예제 피해자에 대한 혐오를 멈춰라', '1천600번의 외침'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우리는 함께 평화로 간다", "전쟁범죄 인정하라"고 구호를 외쳤다.
한경희 정의연 사무총장은 "역사 부정 세력의 모욕과 명예훼손, 허위사실 유포에 대한 처벌을 강화해 위안부 피해자들의 존엄을 회복하고 올바른 역사의식을 제고해야 한다"며 위안부 보호법 개정을 촉구했다.
주최 측은 성명에서 "수요시위가 전세계 시민의 평화와 인권, 역사 교육의 장, 변화를 위해 손잡고 행동을 결심하는 연대와 실천의 장이 됐다"며 "활동가들과 단체에 대한 각종 음해와 공격 속에 운동이 뿌리째 뽑힐 위기도 겪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가해자가 '피해자 코스프레'로 전 세계를 농락하며 역사를 거꾸로 돌리려 하고 가해자의 대변인 역할을 하며 자국민을 걸림돌 취급하는 한국 정부를 마주하고 있다"며 "혐오와 적대로 피해자를 폄훼하고 역사적 진실을 무너뜨리려는 한·미·일 역사 부정 세력이 활개 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95)는 "'위안부 문제는 꼭 해결하겠다'는 윤석열 대통령의 약속이 거짓말이 아닐 것이라 믿는다"며 "나에게뿐만 아니라 국민 모두에게 한 약속"이라고 말했다.
이어 "1년이 다 돼가도록 (윤 대통령이)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있다"며 "위안부 피해자 이옥순 할머니도 돌아가시기 전에 울면서 '나는 죽어도 괜찮은데 윤 대통령이 약속을 꼭 지켜야 한다'고 내게 말하더라"고 전했다.
윤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인 2021년 이용수 할머니를 만나 "위안부 문제에 대한 일본의 사과를 반드시 이끌어내겠다"고 약속했다.
반대집회 함께 열린 제1600차 수요시위 |
시위 현장 바로 옆에서는 엄마부대 등 극우 성향의 단체 회원 20여명이 이용수 할머니가 '가짜 위안부'라고 비난하며 소란이 빚어졌다.
이들은 '정의기억연대 해체', '위안부는 사기극', '소녀상 철거' 등의 피켓을 들고 집회 참가자들에게 욕설하기도 했다. 이에 정의기억연대는 경찰에 안전한 시위를 보장해달라고 요청했다.
away77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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