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과 마찰… 고성 오가기도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소속 장애인들이 지난 14일 전동 휠체어를 탄 채 부산도시철도 열차에 탑승하며 승하차 시위를 벌이고 있다. /부산교통공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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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이하 전장연) 소속 장애인들이 부산도시철도에서 탑승 시위를 벌여 1~2호선 열차 운행이 지연되고 시민들과 마찰을 빚었다.
전장연 소속 장애인 40~50여 명은 지난 14일 오후 2시 44분쯤 부산도시철도 2호선 경남 양산역에서 열차를 타고 부산진구 서면역까지 갔다. 앞서 이들은 ‘부산도, 경남도 자유로운 이동을! 경남-부산 장애인 이동권 쟁취를 위해 부산 지하철 탑니다’란 보도자료를 내고 “지난 5월 18일 광주 투쟁을 시작으로, 전국 시위 투어를 하고 있는데 이제는 부산 차례”라고 밝혔다.
전동 휠체어 20대가량을 앞세우고 2호선을 탄 이들은 열차 안에서 “장애인 이동권 보장하라”는 구호를 외치거나 “장애인이 불편함 없이 전동차를 타고 이동할 수 있게 해달라”는 내용의 발언을 이어갔다. 오후 4시쯤 2호선 서면역에 도착하자 열차 운행을 본격적으로 방해했다. 휠체어 2대로 출입문을 막거나 휠체어를 탄 채 지하철을 타고 내리고를 반복했다.
운행 중이던 열차가 20여 분간 출발하지 못하고 서 있었다. 이미 타고 있거나 서면역에서 탄 사람들은 “당신들 편하자는 건 좋은데 왜 우리를 불편하게 하느냐” “열차를 잡고 있어 약속 시간 늦게 됐다”는 등 항의를 해 이들과 마찰을 빚기도 했다. 뒤따라 오던 8대의 열차도 줄줄이 지연됐다.
이들은 이어 도시철도 1호선 서면역으로 옮겨가 오후 4시 20분쯤 열차를 타고 연제구 시청역으로 가면서 부전, 양정 등 중간 역마다 휠체어를 타고 내리는 시위를 벌였다. 일부는 서면역에서 시청역과 반대 방향인 범냇골역에 가서도 같은 시위를 벌였다. 이 때문에 1호선 열차들도 운행이 20여 분 지연됐다.
오후 5시 10분쯤 시청역에 도착한 이들은 역 대합실에서 집회를 열었다. 만일의 사태에 대비, 출동한 경찰과 부산교통공사 직원, 도시철도 이용객 등이 몰려 지하도 안은 북적댔다. 또 집회 참석 장애인들의 구호, 교통공사와 경찰의 안내방송 등 소음이 심해지고 열차 지연이 이어지면서 시민들과 전장연 간에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장애인 한 명이 경찰 기동대원을 입으로 물어 형사 입건됐고, 이 장애인도 경찰에 체포되는 과정에 저항하다 부상을 입었다. 이들은 오후 6시 30분쯤 해산했다.
[부산=박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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