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탄은행 'K.K. 연탄길' 개통식…투이토·은트막 마을에 6개 자갈길
'먼지 자욱·툭하면 진흙탕' 흙길 사라져…"한국 더 좋아하게 됐다"
밥상공동체 연탄은행, 'K.K. 연탄길' 개통식 |
(비슈케크[키르키스스탄]=연합뉴스) 김정진 기자 = "아이들이 행복하게 학교에 다닐 수 있게 됐습니다. 너무 감사합니다."
14일(현지시간) 키르기스스탄 수도 비슈케크에서 약 310㎞ 떨어진 탈라스주 샤드칸면 투이토 마을. 쭉 뻗은 도로 앞에 삼삼오오 모인 주민들 얼굴에는 웃음꽃이 가득 피었다.
한국의 사회복지재단 밥상공동체 연탄은행의 도움으로 마을에 자갈길이 생겼기 때문이다.
연탄은행은 지난해 7월 키르기스스탄 정부로부터 샤드칸면 투이토 마을과 은트막 마을 주민들이 비포장도로로 이동에 불편을 겪고 있어 도로 공사를 해줬으면 좋겠다는 요청을 받고 모금활동을 벌였다. 이렇게 확보한 예산으로 올 3월 공사를 시작해 80일 만인 5월 말 6개 연탄길을 완공했다.
연탄은행은 이날 은트막 마을을 직접 찾아 개통식을 열고 주민들과 만났다. 길 이름은 'K.K. 연탄길'. 한국(Korea)과 키르기스스탄(Kyrgyzstan)의 앞글자와 재단 이름을 땄다.
키르기스스탄 탈라스주 샤드칸면 투이토 마을의 'K.K. 연탄길' |
이 길은 아이들과 거동이 불편한 노인 등 주민들의 이동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총 1억3천만원의 예산이 투입된 연탄길은 투이토 마을과 은트막 마을에 각각 3개씩 조성됐다. 총길이는 9.55㎞다.
연탄길이 들어서기 전까지 이 길은 흙으로 뒤덮여 있었다. 주민들은 차 한 대가 지나가면 흙먼지가 시야를 뒤덮을 정도로 올라오고 비가 내리는 날에는 진흙탕이 돼 어려움이 많았다고 입을 모았다.
또 차가 다니기 힘든 탓에 택시 등 이동수단을 집 앞까지 부를 수 없어 무거운 짐을 들고 큰길까지 나가야 했다.
타라이베코프 비기즈 샤드칸면 토지국장은 이날 개통식에서 "주민들이 오가기 어려웠던 곳인데 연탄은행 덕분에 마을에 길이 열렸다"며 "키르기스스탄 민족의 이름으로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투이토 마을에 살고 있는 루슬란(37)씨는 "자갈길이 생겨서 차가 지나가도 먼지가 잘 안 나서 편하게 걸어 다닐 수 있게 됐다. (연탄길을) 볼 때마다 기분이 좋다"며 환하게 웃었다.
아이 셋을 키우고 있다는 그는 "특히 비 오는 날에는 아이들이 등교할 때마다 걱정이 많았는데 이제는 마음이 편하다"며 "아이들도 길이 생겨서 학교에 갈 때 행복하다며 좋아한다"고 전했다.
'K.K. 연탄길' 앞에 선 투이토 마을 주민들 |
굴데스떼(39)씨는 연탄길을 통해 한국에 대한 인식이 바뀌었다고 했다.
"친한 동생이 한국에 일하러 가서 한국이라는 나라를 알고는 있었어요. 그런데 이 길이 만들어지면서 한국을 더 깊이, 많이 좋아하게 됐습니다."
두 살짜리 딸을 유모차에 태우고 행사에 참여한 아이자다(34)씨는 "길이 생겨서 유모차를 몰고 다니기 너무 편해졌다"며 "감사를 전하기 위해 (개통식에) 왔다"고 말했다.
투이토 마을 주민들은 연탄은행의 허기복 대표, 정애리 홍보대사, 심형규 이사에게 감사장을 전달했다. 허 대표에게는 지도자들이 입는 키르기스스탄 전통의상 '체프겐'을 선물하기도 했다.
허 대표는 "투이토 마을에 이렇게 연탄길을 만들게 돼 우리 또한 너무 감사한 마음"이라며 "어린이들과 마을 주민들이 연탄길을 다닐 때마다 건강하시고 하시는 일도 쭉 뻗은 이 길처럼 잘 열렸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연탄은행은 키르기스스탄 현지에서 연탄길 개통식에 이어 석탄전달식, 통학버스 기증 전달식 등의 행사도 마련했다.
stop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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