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만에 기존 대환대출 한도 소진
이동금액 90% 시중은행으로 몰려 경쟁↑
플랫폼에는 제휴 상품 줄이고 자사 앱 경쟁력 강화
금융권의 온라인·원스톱 대환대출 플랫폼이 시행된 31일 오후 서울 시내에 설치된 시중은행들의 ATM기와 카카오페이 대출 비교 서비스 '대출 갈아타기' 화면 모습. 이날부터 소비자는 대출 비교 플랫폼, 주요 금융회사 등의 스마트폰 앱을 통해 기존에 받은 신용대출을 더 유리한 조건으로 한 번에 갈아탈 수 있다. 2022023.5.31 ondol@yna.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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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플랫폼 종속 우려에 대환대출 인프라 참여에 미온적이었던 시중은행들이 달라졌다. 인프라 출시 이후 고객들이 1금융권 은행에서 주로 이동하자 우리·하나은행 등 금리 혜택을 앞세운 은행들이 고객 유치에 적극 나서는 모습이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 중 대환대출 인프라의 금융사 월별 취급 한도를 가장 먼저 소진한 곳은 우리·하나은행이다. 두 은행은 금융당국이 쏠림현상 방지를 위해 설정한 월 333억원 규모의 취급 한도를 4영업일 만에 모두 소진했다. 이에 금융당국은 지난 5일 금융회사별 취급 한도에 당분간 제한을 두지 않기로 했다.
우리·하나은행은 대환대출 수요를 끌어모으기 위해 금리 우대 정책을 펼치고 있다. 우리은행은 다른 은행 대출을 자사 대출로 대환할 때 우수 신용등급 고객에게 최초 약정기간 대출금리 0.5%p 추가 우대 혜택을 제공한다. 하나은행은 일반 금융채, 신규 코픽스보다 변동폭이 작아 금리 상승기에 차주 입장에서 절감 효과가 큰 ‘신잔액 코픽스’를 기준으로 삼는 ‘하나원큐 신용대출 갈아타기’ 상품을 출시했다. 해당 상품의 금리 하단은 4.625%(23일)로 일반 신용대출 금리 하단(5.295%)보다 0.67%p 낮다.
이같이 시중은행이 고객 유치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선 이유는 모바일로 이뤄지는 대환대출 인프라의 특성상 비대면 거래가 가장 활성화된 은행 소비자의 이동이 많기 때문이다.
실제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21일 오전 11시까지 대환대출 인프라를 통해 이동한 누적 대출자산 규모는 5005억원(1만9778건)에 달했다. 그중 92.3%(건수 기준 82.5%)가 기존 은행 고객이 다른 은행으로 이동한 수치다.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은행이 저렴한 신용대출 금리를 무기로 기존 은행 고객들을 이탈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한몫했다.
카카오뱅크는 지난달 기준 신용대출 신규 차주의 32.3%에게 연 5% 미만의 금리를 제공해 △KB국민은행(26.8%) △NH농협은행(17.8%) △하나은행(13.4%)보다 비중이 높았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영업점이 없는 인터넷은행이 낮은 신용대출 금리를 통해 기존 고객들을 빨아들일 수 있어 금리 경쟁력을 맞추기 위해 대환대출 맞춤형 상품을 출시 중”이라고 설명했다.
플랫폼 종속 우려에는 제휴 상품을 최소화해 의존도를 낮추고 자사 앱의 편의성을 높이는 방식으로 대처 중이다. 현재 시중은행은 카카오페이 등 대출비교 플랫폼 업체에 모든 신용대출 상품을 취급하지 않고 일부 상품만 노출한 후 고객이 대환대출을 위해 자사 앱으로 방문했을 때 더 많은 상품을 보여주고 있다. 우리은행의 경우 고객이 재직, 소득정보만으로 신용대출 상품을 추천받을 수 있는 ‘직장인 신용대출 추천서비스’를 자사 앱인 '원뱅킹'에서만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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