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개 은행 조달 이자율, 작년 1.30%→올해 2.45%
시장금리 상승하면서 차입금·CD·예수금 모두 이자↑
예금금리 등 원가 증가하면서 대출금리 상승 불가피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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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올해 들어 주요 은행들이 자금을 조달할 때 들어가는 이자 비용이 지난해보다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년여간 고금리 국면에서 대규모 이자이익을 거뒀지만 이제는 시장금리가 오르면서 조달비용에 대한 부담도 늘어난 것이다. 조달비용 증가는 순이자마진(NIM) 같은 이익 감소 요인으로 작용할 뿐 아니라 결국 대출금리를 상승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다.
고금리에 이자이익만 증가? 조달비도 ‘껑충’
이데일리가 25일 분기보고서를 제출한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인터넷은행(카카오뱅크(323410)·케이뱅크)·지방은행(부산·대구·경남·광주·전북·제주) 12곳의 1분기 자금 조달비용을 분석한 결과 평균 이자율은 2.45%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연간 이자율인 1.30%와 비교했을 때 1.15%포인트(p)나 상승한 수준이다. 은행이 지난해 1조원을 조달했을 때 이자가 130억원이었다면 올해 1분기에는 같은 비용을 조달하려면 두 배 가까운 245억원의 이자를 치렀다는 의미다.
4대 은행의 올해 1분기 평균 이자율은 2.41%로 평균을 밑돌았지만 지난해(1.30%)보다는 1%p 이상 상승했다. 신한·우리은행이 2.46%로 가장 높았고 이어 하나은행 2.41%, 국민은행 2.32% 순이다.
지방은행은 지난해 평균 1.39%에서 올해 1분기 2.56%로 1.18%p 상승했다. 제주은행(2.82%), 대구은행(2.63%), 부산·전북은행(각 2.61%), 경남은행(2.56%), 광주은행(2.13%) 순으로 높았다.
조달 항목에서 이자율이 가장 높은 분야는 양도성예금증서(CD)다. 지난해 CD 평균 이자율은 1.90%에 그쳤지만 올해 1분기에는 3.37%로 1.47%p나 상승했다. 이는 올해 한국은행 중심으로 기준금리 상승 효과를 체감하기 위해 단기물 발행을 늘려 금리를 끌어올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CD 91일물 금리는 지난해 연간 평균 2.49%였지만 올해는 6월 23일 기준 연간 평균 3.63%로 상승했다. 은행들은 신용대출이나 기업대출 등에 활용하기 위해 단기 채권인 CD 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한다. CD 발행금리 자체가 상승하면서 이자율 또한 오른 셈이다.
은행채 등 은행이 발행하는 채권 금리가 오르면서 차입금 이자율도 같은기간 0.99%에서 1.73%로 두배 가깝게 상승했다. 상대적으로 채권 발행이 많은 4대 은행의 차입금 이자율은 지난해 1.32%에서 올해 1분기 2.26%로 0.94%p 상승했다. 지방은행(2.00%)은 이보다 조금 낮았고 인터넷은행은 아직 채권 발행에 따른 차입금이 없는 상태다.
은행채(무보증·AAA) 3년물 금리는 일명 ‘레고랜드 사태’가 발생했던 지난해 11월 5.2%를 돌파하기도 했지만 상반기에는 안정적인 2~3%대를 유지했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4%대에서 시작해 잠시 3%대 중반까지 낮아졌다가 이달 23일 현재 4.156%로 다시 상승세다. 상대적으로 지난해에 비해 은행채 발행을 통한 이자 비용이 더 들어가는 것이다.
미국의 지속적인 기준금리 인상 여파로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면서 외화자금 평균 이자율도 지난해 1.18%에서 올해 1분기 2.48%로 두배 이상 상승했다. 외화자금에는 외화예수금, 외화차입금, 외화콜머니, 사채 등이 포함된다.
코픽스도 상승 전환…대출금리 인하 하세월
은행의 자금 조달 이자비용이 늘어난다는 것은 결국 원가 상승을 의미한다. 올해 1분기 기준 12개 은행이 조달한 자금의 총합계는 약 2069조원이다. 각 은행의 이자율을 산출해 합하면 이자비용만 50조6000억원으로 산출된다. 이자비용을 충당하기 위해선 대출금리 등의 상승이 불가피하다.
실제 대출금리의 기반이 되는 예수금 이자율 또한 상승세다. 올해 1분기 12개 은행의 평균 예수금 이자율은 2.69%로 지난해(1.33%)보다 약 두배 올랐다. 시장금리가 오르니 자연스럽게 예·적금금리가 상승하고 이에 따른 조달비용도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자금 규모가 큰 4대 은행의 경우 전체 조달금액에서 예수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적게는 58%에서 많게는 66% 가량이다. 예수금 이자율 상승이 전체에 미치는 여파가 상대적으로 큰 셈이다.
2분기에도 예금금리 상승→대출금리 상승의 순환은 반복될 전망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4대 은행의 대표 정기예금 12개월 금리는 올초 4% 안팎이었다가 지난달 초에는 3.4~3.46%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최근 시장금리 상승 영향으로 이달 23일 현재 3.50~3.75%로 기준금리(3.50%)를 웃도는 수준까지 상승했다.
예금금리 상승 영향으로 대출금리 산출의 기준이 되는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 역시 5월 3.56%로 전월대비 0.12%p 상승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시장금리 자체가 상승세인데다 은행채 발행이 늘면서 은행 조달비용이 증가하는 추세”라며 “당분간 대출금리가 내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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