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여파속 불황-금리인상 겹쳐
1분기 연체율 0.35%P 뛰어 1%로
대출액 사상 최대 1033조7000억
9월이후 만기연장 등 끝나 비상등
최근 온라인 자영업자 커뮤니티에는 이 같은 하소연들이 하루가 멀다 하고 쏟아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이 채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경기 부진, 금리 인상 등이 겹쳐 자영업자들의 자금 상황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것이다. 올해 1분기 말 자영업자 대출 잔액이 사상 최대치로 불어나더니, 아직 은행권의 대출만기 연장, 상환 유예 등의 금융지원이 끝나지 않은 상태인데도 연체율 역시 1%에 달하며 8년 만에 최고치를 보였다.
● 자영업자 대출 연체율, 8년 만에 최고치
26일 한국은행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양경숙 의원실에 제출한 ‘자영업자 대출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분기 말 기준) 자영업자 대출 규모는 사상 최대 수준인 1033조7000억 원에 달했다. 지난해 3분기(1014조2000억 원)와 4분기(1019조8000억 원)에 이어 3개 분기 연속 1000조 원을 넘겼다.
대출 잔액만 불어난 게 아니라 연체율(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 기준) 상승 속도도 빨라졌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자영업자 대출의 연체율은 1.00%로 지난해 4분기 말(0.65%)보다 0.35%포인트나 상승했다. 2015년 1분기 말(1.13%)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자영업자 전체 연체액도 6조3000억 원으로 전 분기(4조1000억 원) 대비 53.66%나 늘었다.
● 저소득 자영업자 제2금융권 대출 빠르게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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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저소득(소득 하위 30%) 자영업자의 2금융권 대출 규모가 급격하게 커지는 점이 우려를 낳고 있다. 저소득 자영업자의 은행 대출 잔액은 1분기 말 기준 전년 동기 대비 8.67% 증가한 72조7000억 원이었다. 같은 기간 저축은행에서는 20.83%, 상호금융에서는 23.72%나 대출 잔액이 불어났다. 은행권에서 밀려난 영세 자영업자들이 더 높은 금리에도 대출을 받고자 2금융권으로 몰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연체율도 2금융권을 중심으로 뛰고 있다. 올해 1분기 말 은행과 비은행 금융기관의 연체율은 각각 0.37%, 2.52%로 나타났다. 은행이 전 분기 대비 0.11%포인트 증가한 반면에 같은 기간 비은행 금융기관 연체율은 0.92%포인트 급등했다.
자영업자의 부실 위험은 앞으로 더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 9월 이후 만기 연장 및 상환 유예 등의 금융지원이 순차적으로 종료되면 자영업자의 대출 부실이 커질 수밖에 없다. 금리도 불안 요인으로 한은은 추후 대출금리가 0.25%포인트 상승할 경우 전체 자영업자의 이자 부담이 1조8000억 원 늘어날 것으로 추정한다. 이때 1인당 이자는 연평균 58만 원 늘어나게 된다. 대출금리가 0.75%포인트, 1.50%포인트 높아질 경우 자영업 대출자 1명의 이자 부담은 각각 175만 원, 349만 원 더 커진다.
한은은 21일 ‘금융안정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자영업자 부채가 취약차주(다중채무자이면서 저소득이거나 저신용인 차주), 비은행권, 대면서비스업 위주로 늘어나 자영업자 부채의 질이 전반적으로 악화됐다”며 “높은 대출금리 부담이 지속되는 가운데 경기 회복 지연, 상업용 부동산 부진 등이 예상보다 길어지면 취약 부문을 중심으로 연체 규모가 확대될 위험이 있다”고 내다봤다.
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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