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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5 (수)

이슈 시위와 파업

[사설] 광우병 시위 주도 인사 “팩트 논의한 적 없어” 한국 괴담의 본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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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광우병 사태 당시 반(反)정부 시위를 이끌었던 인사의 고백은 충격적이다. 한미 FTA 범국민운동본부 정책팀장을 지낸 민경우 대안연대 대표는 26일 “(당시 운동본부에서) 광우병 팩트(사실)에 대해 회의를 한 적이 없다. 이명박 정권 퇴진에 어떻게 쓰일 수 있는가 하는 차원에서만 얘기가 오갔다”고 했다. 또, “국민 건강을 우려해 시위를 한 게 아니었다. 효과적으로 선동에 써먹었으면 나머지는 신경 쓰지 않는다”고 했다. 미국산 쇠고기를 먹으면 마치 금방이라도 ‘뇌송송 구멍탁’ 이 될 것처럼 선동했지만 정작 광우병의 과학적 측면에서는 한 번도 내부 논의한 적이 없다는 것이다.

그는 최근 민주당이 퍼뜨리는 후쿠시마 오염수 괴담이 “광우병 괴담과 판박이”라고 했다. “반(反)이명박을 위해 광우병 문제를 제기한 것처럼 이번에도 반(反)윤석열을 위해 일본을 꼬투리로 문제를 제기했다”고 지적했다.

1985년 미 문화원 점거 사건을 주도한 서울대 물리학과 출신의 함운경씨도 언론 인터뷰에서 “반일 감정, 반일민족주의를 퍼뜨린 것이 우리들(운동권)”이라며 “(후쿠시마 오염수 문제는) 반일 감정을 부추기려는 명백한 의도를 가지고 시작한 싸움”이라고 했다. 그는 “이게 일본이기 때문에 문제이지 삼중수소가 문제가 아니며, 반일 캠페인의 불쏘시개이지 과학이나 진실하고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했다.

이들의 말대로 지금 민주당도 후쿠시마 원전 처리수 방류 문제에 대해 광우병 사태 때와 똑같이 움직이고 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나 원자력 전문가들의 과학적 견해는 무시하고, 반(反)정부 정치에만 몰두한다. “방사능 테러” “핵폐수”와 같은 극단적 주장을 하며 국민을 겁박(劫迫)하는데 정작 과학적 근거 제시는 하나도 없다. 내부 회의에서 이런 과학적 문제에 대해선 한 번도 제대로 논의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면서 ‘방류해도 한국에 영향이 없다’고 한 저명한 과학자를 당대표가 나서서 ‘돌팔이’라고 한다. 유엔 기구인 IAEA가 아직 검증 결과를 발표하지도 않았는데 “검증의 공정성에 국제사회의 우려가 있다”고 한다. 민주당 스스로도 자신들의 주장이 괴담이란 사실을 알기 때문에 미리 방어막을 치는 것 아닌가.

참여연대·민변·한국진보연대 등 광우병 반대 집회를 이끈 ‘광우병국민대책회의’ 소속 시민 단체 952개 중 195개 단체는 요즘 ‘일본 방사성 오염수 방류 저지 공동행동’에서 활동 중이다. 이런 일만 생기면 이름만 바꿔서 나오는 사람들도 그대로다.

일본의 원전 처리수 방류는 기본적으로 일본과 일본 국민의 문제다. 문제는 이에 대한 비과학적 괴담 선동으로 엉뚱하게 우리 수산물 업계가 피해를 입고 있는 것이다. 지금 선진국들은 AI와 UAM(도심항공모빌리티), 화성 탐사 등을 논의하고 있는데 세계 10위권 국가인 한국에서 사람들이 괴담에 속아 천일염 사재기가 벌어지고 수산시장이 한산한 ‘희극’ 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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