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위공문서 작성·행사 혐의, 1·2심 유죄였지만
지난해 8월 대법원, 무죄 취지로 판단
두 번째 대법원 판단에서도 무죄 확정
대법원. [헤럴드경제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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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안세연 기자] 세월호 참사 당일 박근혜 전 대통령이 보고받은 시간을 조작한 혐의를 받는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무죄를 확정받았다. 5번의 재판 끝에 나온 확정 판결이다.
대법원 2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29일 오전, 허위공문서 작성·행사 혐의를 받은 김 전 실장에게 무죄를 선고한 파기환송심 판결을 확정했다.
김 전 실장은 세월호 참사 당일 박근혜 당시 대통령이 유선으로 처음 보고받은 시간, 실시간 보고 여부 등의 정보를 사실과 다르게 국회에 제출한 혐의를 받았다. 서면 답변서를 통해 “비서실에서 20~30분 단위로 끊임없이 유·무선 보고를 했기 때문에 대통령은 상황을 파악하고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밝힌 부분이 허위라는 게 검찰 측 주장이었다.
앞서 1·2심은 혐의를 인정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1심은 2019년 8월 “김 전 실장은 대통령이 상황을 제때 보고 받지 못했음이 밝혀질 경우 국정운영에 부담이 될 것을 우려해 범행했다”며 “청와대의 책임을 회피하고 국민을 기만했다는 점에서 책임이 가볍지 않다”고 밝혔다.
2심도 2020년 7월 "청와대에 대한 국민적 비난을 피하기 위해 허위적 사실을 썼다고 볼 수밖에 없다"며 1심과 같이 유죄 판결을 선고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지난해 8월 무죄 취지로 판단했다. “해당 내용(대통령이 상황을 파악하고 있었다고 생각한다)은 김 전 실장의 주관적 의견을 표명한 것에 불과하다"며 다시 판단하라고 사건을 서울고법에 돌려보냈다. ‘사실’이 아닌 ‘의견’을 밝힌 것이니 처벌할 수 없다는 취지다.
당시 대법원은 “해당 내용은 허위공문서죄의 보호 법익인 ‘사실증명에 관한 기능’을 저해함으로써 공공의 신용을 해할 위험을 담고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대법원은 또 “사실에 해당하는 부분은 대통령 비서실이 보낸 보고 횟수·시간·방식 등”이라며 “이 부분은 객관적 보고 내용에 부합해 허위가 아니다”라고 판단했다.
대법원 판단에 따라 파기환송심 재판부는 지난해 11월 무죄를 선고했다. 검찰이 여기에 불복해 사건이 다시 대법원으로 올라왔지만 대법원의 두 번째 판단도 무죄였다.
대법원은 29일 “파기환송심이 무죄를 선고한 것은 환송 판결의 취지에 따른 것으로서 정당하다”고 밝혔다. 이어 “허위공문서작성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며 무죄 판결을 확정했다.
notstr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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