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26 (목)

이슈 시위와 파업

[fn사설] 이민 정책 추진에 프랑스 시위 타산지석 삼아야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파이낸셜뉴스

경찰 총격에 10대 소년이 숨진 후 프랑스 전역에서 격렬한 규탄 시위가 이어지는 가운데 정부는 2일(현지시간) 밤사이 719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외신에 따르면 지금까지 체포된 인원은 총 3천명이 넘는다. 사진은 전날 파리에서 달아나는 시위대를 쫓는 경찰 모습. 사진=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프랑스에서 알제리계 10대 소년이 경찰 총에 맞아 숨진 사건으로 시작된 대규모 시위가 확산일로다. 시위가 폭력으로 얼룩지고 프랑스계 주민이 많은 주변국으로 확산될 조짐마저 보인다. 외신을 통해 들리는 프랑스의 시위는 바다 건너 남의 나라 일로 볼 일이 아니다.

이번 시위는 프랑스가 추진해온 이민정책의 문제점을 노출시켰다. 이민자 입장에선 인종차별 등에 대한 불만 폭발이자 일종의 심판이다. 인구절벽에 몰려 이민 수용 준비를 하고 있는 우리로서는 예사롭게 넘길 사안이 아니다. 프랑스는 성공적 이민정책을 펼친 모범국가로 평가받았기에 충격이 큰 듯하다.

프랑스는 관대한 이주민 수용과 통합의 정신을 내걸어 저출산 극복과 핵심 인재를 많이 확보했다. 그러나 이민사회 내부를 들여다보면 빈곤과 저학력, 실업 등의 문제들이 누적돼 있다. 식민지 출신은 2등 시민으로 차별을 받고 있다는 근본적 문제점도 드러났다.

우리나라도 저출산·고령화 문제 해소 차원에서 이민정책을 마지막 해결책으로 추진 중이다. 이민 도입이 더욱 절실한 것은 산업현장의 노동력 부족 문제 때문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러한 니즈(Needs)는 이민자를 수단으로 보는 태도다. 프랑스마저 이민 문제로 사회갈등을 겪고 대규모 시위까지 벌어진 원인과 배경을 철저히 분석해 우리 환경에 적합한 이민철학을 세워야 한다.

먼저 이민자에 대한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 이민자를 수단으로 볼 게 아니라 같은 나라의 같은 국민이라는 사고로 전환되어야 하는 것이다. 이민자가 대한민국의 정체성에 동화될 때 비로소 국가경쟁력도 높아질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프랑스와 같이 내부 분열과 갈등을 낳을 뿐이다.

이민 수용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설명과 홍보를 강화해야 한다. 이민청 설립부터 법 절차뿐만 아니라 국민적 공감대가 얕아 속도가 더디다.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민청 설립에 대한 찬성률은 아직 50%를 밑돈다. 이민 수용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인구절벽에 대한 유일한 대응책이다. 이미 주요 선진국들은 적극적인 이민정책을 도입해 효과를 누리고 있다. 사회적 비용이 우려돼 포기할 정책이 아니란 말이다. 그러자면 충분한 준비가 필요하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