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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팔 난민촌 ‘드론 공습’한 이스라엘…20여년 전 인티파다 재연될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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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장세력 은신처 이유로 제닌 난민촌 공습

팔 수반 “이스라엘과 모든 접촉 중단


한겨레

3일 이스라엘 서안지구 제닌 난민촌에서 이스라엘군의 공습이 이어지자, 거주민들이 자신의 주거지에서 도망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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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 무장 조직 소탕을 위해 요르단강 서안지구 북부의 제닌 난민촌에 20여년 만에 최대 병력을 투입했다.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은 크게 반발하며 이스라엘과 모든 접촉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3일 <로이터> 등에 따르면, 아바스 수반은 이스라엘군이 대규모 공습을 퍼붓자 지도부 회의를 개최한 뒤 성명을 내어 “이스라엘과 모든 접촉은 물론 치안 협력도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새벽부터 드론 등을 활용해 제닌 일대에 대규모 공격을 가했다. 모하메드 이슈타예 팔레스타인 총리도 성명을 내어 “이스라엘군이 제닌에서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상대로 ‘전쟁 범죄’를 저질렀다”고 비난했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보건부는 이번 난민촌공격으로 팔레스타인인 9명이 숨졌고, 100여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고 집계했다. 한 팔레스타인 구급차 운전사는 <로이터>에 “지금 난민촌에서 일어나는 일은 전쟁과 같다. 하늘에서 공격이 이뤄졌다”고 현장 상황을 말했다. 제닌 난민촌은 팔레스타인 서안지구 북부 도시로 이스라엘에 저항하는 무장세력들의 주요 은신처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부터 이스라엘군의 수색이 잦아지며 무장세력과의 충돌이 이어져 왔다.

이스라엘군은 이번 작전이 팔레스타인 무장 세력의 활동을 막기 위한 광범위한 대테러 작전이라고 밝혔다.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또 이번 군사행동이 “몇 시간이 걸릴 수도 있지만 며칠이 걸릴 수도 있다”며 이번 공습이 장기화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이번 공습에서 팔레스타인 무장세력이 회합하는 장소이자 무기 저장소, 통신 센터로 쓰이는 ‘합동 상황실’ 건물을 집중 타격했다고 밝혔다. 또 현장에서 20여명의 무장단체 대원들을 체포했으며, 100여점의 무기를 압수했다.

한겨레

3일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점령에 반대하는 이스라엘 시위대가 예루살렘에 있는 미국 대사관 앞에서 “민주주의와 팔레스타인 점령은 공존할 수없다”며 미국의 이스라엘군 작전 지원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UPI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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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예루살렘에 있는 미국대사관의 독립기념일 행사에서 “이스라엘은 최근 테러의 온상이 된 제닌에서 테러 세력의 은신처를 끝장내는 중이다. 누구든 이스라엘인을 해치려는 자가 있어야 할 곳은 감옥 또는 무덤뿐”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은 이번 대규모 서안 작전 계획을 사전에 미국에 알린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제닌의 상황을 면밀히 추적하고 있다며 민간인 인명 손실을 막기 위해 가능한 모든 예방 조치를 취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네타냐후 총리가 주도하는 이스라엘의 극우 정부는 지난해 말 집권 후 국제 사회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점령지인 팔레스타인 요르단강 서안의 유대인 정착촌 확장을 강행하고 있다. 지난달 19일 이스라엘 국방부 민간 행정고등계획위원회는 기존 정착촌 내 5600여채의 주택 추가 건설 계획안을 승인했다. 최근 이스라엘인을 겨냥한 무장조직에 대한 보복 차원에서 1000채 더 추가해 더 많은 주택을 짓기로 한 것이다.

<에이피>(AP) 통신은 이번 군사 공습은 수천 명의 목숨을 앗아간 2000년 팔레스타인 봉기(제2차 인티파다) 때와 유사하며 끝을 예측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인티파다’는 떨쳐 일어나다는 뜻이다 1차 인티파다는 1987년 2차 인티파다는 2000년에 있었다.

김미향 기자 aro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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