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05 (목)

이슈 천태만상 가짜뉴스

'가짜뉴스' 우려 큰데…美법원 "바이든 정부, SNS 기업 만나지마"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트럼프 임명 판사 "미국 최대 '언론의 자유' 침해 증거 확인"… 공화당 손 들어준 셈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구글 등 소셜미디어(SNS) 기업을 억압해 언론의 자유를 침해하고 있다며 행정부와 SNS 기업 간 접촉을 금지해야 판다는 미국 법원의 예비 판결이 나왔다. 외신은 이번 판결을 한 판사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임기 시절 임명된 '보수 성향'의 인물이라는 점에 주목하며, 또 인공지능(AI) 개발 등으로 '허위 정보', '가짜뉴스' 확산 우려가 커진 상황에서 정부의 대응책 마련 계획에 차질이 가능성이 커졌다고 지적했다.

머니투데이

/로이터=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4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테리 A. 도티 미 루이지애나주 지방법원 판사는 이날 155페이지 분량의 판결문을 통해 "이번 사건은 미국 역사상 언론의 자유에 대한 가장 대규모적인 공격과 관련이 있다. 허위 정보 혐의를 억압하는 과정에서 연방정부 특히 여기(판결문)에 명시된 피고들은 수정헌법 1조의 언론의 자유에 대한 권리를 노골적으로 무시한 혐의를 받는다"고 정부와 SNS 기업 간 접촉 금지 명령 배경을 설명했다.

이번 명령으로 백악관을 포함해 법무부, 국무부, 질병통제예방센터(CDC) 등 바이든 행정부의 주요 기관과 알레한드로 마요르카스 국토안보부 장관 등 일부 정부 인사들과 SNS 기업 간 접촉은 금지된다. 다만 국가안보에 대한 위협 및 범죄 행위, 투표 압박 등 일부 사안과 관련된 만남은 허용된다.

도티 판사의 이번 결정은 앞서 미 공화당 소속인 루이지애나주와 미주리주 검찰총장이 바이든 행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 따른 것이다. 이들은 앞서 바이든 행정부가 SNS에 만연한 허위 정보를 근절하기 위해 거대한 '연방 검열 기업'을 육성했다고 주장했다. 소송장에 따르면 이들은 바이든 행정부가 "SNS 기업에 코로나19 보건정책, 전염병의 기원, 헌터 바이든(바이든 대통령의 차남) 노트북 유출사건, 선거 보안 등에 관련된 비판적인 게시물을 삭제하도록 (압박)했다"고 했다.

백악관 관계자에 따르면 법무부는 현재 도티 판사의 판결문을 검토하며 대응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이 관계자는 "바이든 행정부는 우리 선거에 대한 외국의 공격과 치명적인 전염병 등과 같은 도전에 직면했을 때 공중보건, 안전 및 보안을 보호하기 위해 책임감 있는 조치를 장려했다. SNS 기업은 자사 플랫폼이 미국 국민에게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야 한다"며 바이든 행정부의 SNS 허위 정보 규제 강조 및 SNS 기업 독려가 정당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외신은 바이든 행정부가 도티 판사의 금지 명령에 불복해 항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

머니투데이

테리 A. 도티 미 루이지애나주 지방법원 판사 /사진=트위터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트럼프 임명' 연방판사, 공화당 손 들어줬다"

블룸버그는 "이번 사건은 현재 법원에 계류 중인 수정헌법 1조 관련 소송 중 잠재적으로 가장 중대한 사안"이라며 "트위터, 페이스북, 유튜브 및 기타 주요 플랫폼에서 SNS 콘텐츠에 대한 정부 조사의 한계를 시험하는 소송"이라고 짚었다. 또 해당 소송에 참여한 변호사들을 인용해 "연방판사가 연방정부의 온라인 플랫폼 소통 방식에 대해 이처럼 광범위한 제한을 설정한 사례는 없다"며 도티 판사의 판결이 이례적이라고 전했다.

미국 사회를 규정하는 핵심 가치인 수정헌법 1조는 미국이 종교의 자유와 함께 '표현의 자유'를 폭넓게 보장하고 있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해당 조항은 '의회는 표현의 자유를 저해하는 어떠한 법률도 만들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외신은 또 도티 판사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임명한 연방판사라며 이번 판결에 그의 정치적 견해가 포함됐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도티 판사의 이번 명령은 최종 판결 전 바이든 행정부가 SNS 기업과 접촉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 나온 것이나 사실상 원고인 공화당 측이 손을 들어줬다는 것이다.

WSJ은 이번 명령으로 SNS 허위 정보 확산 관련 정부의 대응책을 둘러싼 논쟁이 심화할 것으로 봤다. 매체는 "미 행정부는 그간 SNS 기업과 협력해 아동 성 문제, 테러 등 각종 범죄 행위 해결을 시도해 왔다. 하지만 이번 판결은 (정부의) 이런 시도를 무산시킬 수 있다"고 전했다.

정혜인 기자 chimt@mt.co.kr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