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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 오송 지하차도 침수로 사망한 조 모(32) 씨가 생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남겼던 글이 재조명되고 있다. 세월호나 이태원 참사 등 사회적 참사에 슬퍼하며 애도를 표했던 청년이 또 다른 참사로 목숨을 잃어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조씨는 지난 15일 아침 출근길 급류에 휩쓸린 청주 747번 급행버스에서 미처 빠져나오지 못하며 끝내 숨을 거뒀다.
그러자 17일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이런 조씨의 사연과 함께 그가 생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렸던 추모글이 확산하고 있다.
조씨는 세월호 5주기 때인 2019년 4월 16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5년 전 나는 고시원에서 생활하는 가난한 대학생이었다. 그때 나 살기도 힘들었는데 세월호 뉴스를 보고 눈물이 흘렀다. 무사히 아이들이 구출되길 바라고 또 바랐다"며 운을 뗐다.
이어 "5년이 지난 오늘 나는 여전히 가난한 대학생이고, 많은 아이가 돌아오지 못했다. 어떻게 된 건지는 대충 드러났지만 책임져야 할 어른은 자리에 없었다. 그렇지만 그때 함께했던 마음만은 오래도록 남아 가야 할 길을 가르쳐주겠지. 얘들아, 다시는 이런 비극이 없도록 남아있는 우리들이 더 열심히 살게"라고 심경을 밝혔다.
또 이태원 참사 발생 다음 날인 지난해 10월 30일에도 조 씨는 애도의 글을 남겼다.
조씨는 "오늘 소식을 들으며 오래전 상주에서 있었던 사고가 생각났다. 내 고향 상주는 인구가 10만 명이 안 되는 시골인데, 가을쯤이면 자전거 축제라는 걸 하곤 했다. 축제에 연예인을 초청했고 모처럼 유명인을 보기 위해 공연 장소에 1만 명이 넘는 사람이 모였고, 사고가 났다"고 떠올렸다.
그러면서 "그래서 그런지 이태원 사고 소식을 듣고 마음이 안 좋았는지 모른다. 내가 아는, 내가 알지 못하는 모든 분의 안녕을 빈다"고 했다. 동시에 "한창 반짝일 젊음이 이렇게 지는 게 슬프다"고 덧붙였다.
이 글을 접한 누리꾼들은 대형 참사마다 희생자를 깊이 애도하는 뜻을 밝힌 조씨가 또 다른 참사의 희생자가 된 사연에 안타까운 반응을 보였다. "참사를 보고 저렇게 안타까워하는 분이었는데 참사로 돌아가시다니", "타인의 슬픔을 공감하고, 함께 슬퍼해 주던 청년이 비극을 당했다" 등의 의견과 함께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김은미 인턴기자 savou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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