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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5 (수)

이슈 5세대 이동통신

정부, LTE 쓰면 통신비 낮아진다더니…5G보다 데이터 단가는 더 비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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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서울 시내 휴대폰 판매점./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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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진도군에 거주하는 30대 주부 정모씨는 최근 휴대폰을 교체하면서 5G(5세대 이동통신) 요금제로 갈아탔다. 거주 지역에서는 5G가 잘 터지지 않지만 ‘0원’으로 구입한 휴대폰이 통신사향 5G폰이기 때문이다. 정씨는 “5G 휴대폰은 5G 요금제만 가입할 수 있다고 해서 어쩔 수 없이 5G로 갈아탔다”라며 “집에 와서 계산해 보니 데이터 1기가바이트(GB)당 단가는 이전에 사용한 LTE(4세대 이동통신)보다 더 저렴한 것 같다”라고 했다.

18일 통신 업계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가계 통신비 부담을 낮추기 위해 통신사향 5G 휴대폰도 LTE 요금제에 가입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특정 요금제 가입 강제 금지 법안’을 올해 말 발의할 계획이다. 통신사향 휴대폰은 통신사가 자사 통신망에서만 사용할 수 있도록 자사 유통망으로 판매하는 단말기를 말한다. 과기정통부는 소비자 수요 중심의 요금 경쟁을 촉진하기 위해 통신사향 휴대폰의 요금 선택권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통신 3사는 그동안 통신사향 5G폰은 5G 요금제만 가입할 수 있도록 했다. 정씨처럼 주로 생활하는 지역에 5G망 구축이 미흡해도 소비자들은 어쩔 수 없이 5G 요금제에 가입할 수밖에 없었다. 반면 5G 자급제폰(가전매장 등에서 구입할 수 있는 통신 개통이 안 된 스마트폰)은 5G와 LTE 요금제를 마음대로 선택할 수 있다. 통신사 한 관계자는 “자급제폰과 달리 통신사향 단말기는 단말기 공시 지원금(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라며 “5G 서비스 확산을 위해 5G 요금제를 가입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했다.

◇ 데이터 제공량 ‘10GB’ 이하 요금제 LTE가 더 비싸

과기정통부는 5G 요금제 가입을 강제하는 약관을 개선해야 소비자가 자유롭게 요금제를 선택하고 통신비 부담을 낮출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휴대폰 종류에 상관없이 원하는 요금제(3G·LTE·5G 등)에 가입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을 마련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다만 LTE 요금제에 대한 전반적인 손질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실제 1GB당 단가는 LTE 요금제가 5G 요금제 대비 더 높아 자유로운 요금제 선택 만으로는 통신비 부담을 낮출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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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지난 6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통신 시장 경쟁 촉진 활성화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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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TE와 5G 요금제는 100GB 이상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에서는 가격 차이가 크지 않다. SK텔레콤의 LTE 무제한 요금제인 ‘다이렉트 LTE 48′과 5G 요금제인 ‘다이렉트 5G 48′의 경우 월 4만8000원에 각각 100GB(+5Mbps), 110GB(+5Mbps) 데이터를 제공한다. 5G 요금제의 데이터 제공량이 월 10GB 더 많은 걸 제외하면 동일하다. 데이터 소진 시 추가로 사용할 수 있는 QoS(데이터 소진 후 제한 속도)가 5Mbps를 동일해 데이터 제공량 10GB 차이는 크지 않다.

반면 월 제공량 10GB 이하 요금제는 LTE 요금제가 5G 요금제 대비 2배 가까이 비싸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무선 데이터 트래픽 통계’에 따르면 LTE 가입자는 월평균 7.39GB(지난 5월 기준)의 데이터를 사용한다. LTE 가입자 90% 이상이 매월 10GB 이하 데이터를 사용한다는 의미다. 결국 10GB 이하 요금제를 주로 사용하는 LTE 가입자가 역차별을 받고 있는 셈이다.

◇ LTE 요금제 10GB 이하·100GB 이상으로 양분… 반값요금제 도입해야

SK텔레콤의 LTE 요금제인 ‘다이렉트 LTE 35′는 월 3만5000원에 5GB(+1Mbps) 데이터를 제공한다. 반면 5G 요금제인 ‘다이렉트 5G 38′의 경우 월 3만8000원에 11GB(+1Mbps) 데이터를 지급한다. 5G 요금제가 월 3000원 비싸지만 1GB당 단가만 놓고 보면 LTE 요금제(7000원)가 5G 요금제(3450원) 대비 2배 더 비싸다. KT도 마찬가지다. 월 5GB 데이터를 제공하는 5G 요금제(5G 세이브)의 이용료는 4만5000원인 반면 같은 데이터를 제공하는 LTE 요금제(데이터ON 톡 플러스)는 4만9000원이다. LG유플러스도 5GB 데이터를 제공하는 LTE 요금제(LTE 다이렉트 34.5)는 월 3만4500원에 판매하고 있지만, 5G 요금제는 월 3만4000원에 8GB 데이터를 지급하고 있다. LTE와 5G 요금제의 1GB당 단가는 차이는 1.6배에 달한다.

더 큰 문제는 LTE 요금제는 여전히 10GB 이하, 100GB 이상으로만 양분되고 있다는 점이다. 데이터 제공량을 세분화한 5G 요금제와 달리 LTE 요금제는 중간요금제가 없는 상태다.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은 5G 중간요금제에 대해 “사용량에 부합한 요금 체계로 통신 요금을 낮추는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했는데, 이런 정책이 LTE 요금에는 적용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시민단체는 요금제 선택권 확대를 넘어 LTE 중간요금제 도입과 최저 구간 하향 등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정지연 한국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은 “LTE는 오래 전에 투자가 끝났지만 여전히 높은 가격대를 유지하고 있어 반값요금제 도입이 꼭 필요하다”라며 “데이터 사용량에 따라 LTE 중간요금제 도입도 병행돼야 한다”라고 했다.

윤진우 기자(jiinwo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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