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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8 (월)

신용대출 못 갈아타니 ‘그림의 떡’…소상공인 '저금리로' 공급액 9% 불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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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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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가계대출 증빙 방법 등 은행권과 협의 중"
"8월 말~9월 내로 대상 확대…가능한 빨리하겠다"
은행권 "연체율 관리 필요한데 10% 개인보증 '부담'"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ㆍ케이뱅크는 여전히 '검토 중'
대출금리 상승에 수요 커지는데…소상공인 '발 동동'


지난해 9월부터 시행한 소상공인 저금리 대환대출(저금리로)의 실적이 극히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계신용대출은 대환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 데다 역마진을 우려해 은행들이 공급을 꺼리는 것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당분간 대출금리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고금리로 빚을 내 경영자금을 조달한 자영업자·소상공인의 이자 부담도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23일 신용보증기금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부터 이달 14일까지 저금리로의 대출 실행금액은 8618억 원으로 집계됐다. 제도 시행 후 10여 개월이 지났음에도 전체 목표 공급액(9조5000억 원)의 9.1%만 소진된 수준이다.

저금리로는 개인사업자 또는 법인 소기업으로, 정상경영 중인 차주의 금리 7% 이상 사업자대출을 6.5% 이하 대출로 갈아탈 수 있게 해주는 정책 사업이다.

금융당국은 저금리로가 시행 약 4개월 후 대출실행금액이 목표액의 2.8%에 그치는 등 실적이 저조하자 올해 3월 이용 대상과 한도를 확대했다. 개인사업자 또는 법인 소기업이라면 코로나19 피해를 입증하지 않아도 신청할 수 있도록 했고, 개인과 법인 모두 한도를 각각 5000 만원, 1억 원 늘려 1억 원과 2억 원으로 조정했다. 이후 3월 한 달간 접수 건수는 7333건으로 2월 말(1976건)보다 3.7배 반짝 증가했지만 4월부터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다.

이는 ‘가계대출 대환 불가’ 문제가 아직 해소되지 않은 영향으로 풀이된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이르면 8월 말, 늦어도 9월 안에는 가계대출까지 저금리 대환대출 대상에 포함될 수 있을 것”이라며 “가계대출이 사업자금으로 쓰인 게 맞는지 확인할 방법과 관련해 관계기관들과 막바지 협의 중”이라고 했다.

저금리로는 시행 초기부터 대환 대상에 가계대출이 포함되지 않아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았다. 개인신용대출까지 끌어모아 사업체 운영을 이어간 자영업자가 많은 현실을 외면한 제도 설계라는 비판이 이어졌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자영업자대출 잔액 1033조7000억 원 중 가계대출은 전체의 34.2%인 353조5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소상공인연합회가 3월 143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금융실태조사에 따르면 가계대출을 받아 사업자금을 조달한 경우가 90%에 달했다.

문제는 대출금리가 오르면서 가계대출을 받은 자영업자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신용대출 금리 산정의 준거가 되는 1년 만기 은행채 금리는 5월 초 3.64%에서 이달 14일 3.87%로 올랐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새마을금고가 자금이탈 사태 때 채권을 대량 매도하면서 은행채 금리 상승에도 영향을 미쳤다”며 “당국의 유동성 규제 강화,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 등으로 대출금리는 당분간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출금리를 낮추려는 자영업자들의 수요는 크지만, 은행들이 취급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다는 점도 우려할 부분이다. 원인으로는 보증 비율이 꼽힌다. 총 15개 은행이 취급 중인 저금리로는 신용보증기금이 90%를 보증한다. 예컨대 1000만 원을 대환대출한 자영업자가 갚지 못하는 경우, 은행이 100만 원 규모의 부실을 떠안아야 한다.

또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2금융권에서 7% 이상의 금리로 대출을 받은 사업자들은 애초 1금융권에서 대출받지 못했을 가능성이 큰 데 대환대출을 해주면 은행은 부실 가능성이 큰 차주가 늘어나는 것”이라며 “연체율 관리가 중요한 시점에 10% 부실을 감당해야 한다는 건 부담”이라고 토로했다.

‘중·저신용자를 위한 중금리 대출 확대’ 역할을 하기 위해 출범한 인터넷은행이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는 점도 문제다. 인터넷은행 3곳 중 저금리로 대환보증 상품을 취급하는 곳은 토스뱅크뿐이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는 그간 ‘참여하겠다’는 의사만 밝혔을 뿐 미취급 상태다.

카카오뱅크는 5월 말에 지역보증재단 보증서 대출을 출시해 저금리로 취급 요건을 갖췄지만, 2개월여가 지난 지금까지 “지속 검토 중”이라는 입장은 변하지 않았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조만간 지역 신용보증재단과의 특별출연 협약을 통해 소상공인 금융 부담 완화를 위한 보증상품을 선보일 예정”이라며 “순차적으로 취급해 나가겠다”고 했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희망플러스 특례보증’ 등 비슷한 성격의 상품에 집중하고 있고, 또 다른 우선순위 사업들을 먼저 진행하고 있다”며 “저금리로 참여는 내부 논의를 통해 검토 중인 상황”이라고 했다.

[이투데이/유하영 기자 (haha@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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