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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8 (월)

전북 가계연체 나홀로 1%대…전국 최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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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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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지역의 은행 가계대출 연체율이 빠르게 증가하면서 지난 4월에 이어 5월에도 1%를 돌파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평균의 3배가 넘는다. 기업대출 연체율은 대구가 5월에 0.70%로 가장 높았다. 전문가들은 은행권 전체 연체율은 관리 가능한 수준이지만 특정 지역이나 산업, 금융기관의 연체율 급등을 주시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시스템 위기로 번지는 걸 차단하기 위해서다.

1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 최신 통계에 따르면 5월 기준 전북 지역의 예금은행 가계대출 연체율이 1.3%로 집계됐다. 다른 지역은 대체로 0.3~0.4% 수준이었고, 전국 평균은 0.37%였다. 전북에 이어 높은 곳은 제주로 0.65%였다. 올해 들어서 전북 지역 연체율과 전국 연체율 사이 격차는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12월 기준 전북 가계대출 연체율은 0.57%로 전국 평균인 0.24%의 2.3배였지만, 5월엔 3.5배로 커졌다.

전북 지역 가계대출 연체율이 다른 지역들보다 높은 건 지역 여신 중 5분의 1가량을 담당하고 있는 전북은행의 여신 건전성이 악화된 영향이 크다. 지난 2분기 말 전북은행 가계대출 연체율은 1.72%로 0.2~0.3% 수준인 시중은행 대비 6~7배에 달한다. 최근 몇 년 새 전북은행은 중저신용자와 외국인 대상 대출에 주력해왔다. 부도 위험이 있지만 금리도 높아 마진이 크기 때문이다. 실제로 예대금리차 공시제도를 시행한 이후 전북은행은 줄곧 예대금리차 상위권에 위치했다.

큰 예대마진을 안겨줬던 전북은행의 중저신용자 위주 대출 전략은 기준금리 인상 효과가 차차 파급되면서 역풍으로 돌아오고 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전북은행의 중저신용자 대출 건전성이 악화되며 전북 지역 전체 연체율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올 2분기 전북은행 당기순이익은 49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1% 감소했다. 백종일 전북은행장은 지난달 경영전략회의에서 건전성 관리를 통해 지속성장 기반을 갖출 것을 특별히 강조했다.

기업대출 연체율은 5월 기준 대구 지역이 0.70%로 가장 높았다. 뒤를 이어 대전(0.67%), 광주(0.64%), 전북(0.59%), 부산(0.54%), 서울(0.51%) 순이었다. 전국 평균은 0.43%다. 최근 권태용 한은 대구경북본부장은 지방 주재 기자들과 만나 "건설업 등 대출의 연체가 늘면서 지역 은행 연체율이 중소기업 대출을 중심으로 상승하고 있다"며 "비은행기관 대출 연체율도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5월 말 국내 은행 원화 대출 연체율은 0.4%다. 전체로 보면 0.5%도 되지 않지만 특정 지역, 산업, 금융기관 연체율도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부동산 관련 대출이 많은 지역, 인터넷은행, 지방은행 등이다. 이들의 부실이 심화돼 시장심리가 악화되면 또 신용 위축이 일어나 악순환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신용상 한국금융연구원 금융리스크연구센터장은 "당분간 고금리가 지속되고 경기가 어려워지면 서민과 중소기업에 대출해줬던 지방은행, 인터넷은행들을 중심으로 연체율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며 "시장으로 충격이 전이되지 않도록 매각·상각 등을 통해 관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서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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