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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9 (화)

이슈 끝없는 부동산 전쟁

집값 떨어질라 ‘안전 불안’ 내색 못해… 입주민 단톡방엔 ‘LH 성토글’ 들끓어 [철근 빠진 아파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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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근 누락 공개 아파트 주민 냉가슴

“주민들 당장 이사하기도 힘든데

무작정 명단 밝혀야 했나” 토로도

“저희가 LH(한국토지주택공사) 직원들이 사는 아파트로 맞바꿔 살면 좋겠다 등 분통 어린 목소리가 가득합니다”

국토교통부가 철근 누락, 일명 ‘순살 아파트’로 확인해 발표한 단지들에서 2일 안전 우려와 함께 집값 하락·이사 걱정 ‘3중고’가 커지고 있다.

세계일보

철근 부족 아파트로 공개된 한 LH행복주택 아파트 입주민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단체 대화방. 독자 제공


충남 아산 탕정 LH14단지 아파트에 거주하는 최모(36)씨는 “화를 밖으로 노출하고 있지는 않지만 SNS(사회관계망서비스) 온라인 단체 대화방에는 LH와 건설사를 성토하는 목소리가 들끓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 강모(31)씨는 “크고 작은 소음, 특히 심야에 들리는 충돌음이나 층간소음 진동에도 아파트 무너지는 것 아닌가 가슴 졸인다”고 말했다. 아산 14단지는 가장 넓은 집이 44㎡로 대부분 청년과 신혼부부, 주거약자를 위해 만든 행복주택이다.

다른 철근 누락 아파트인 충남 공주시 월송LH천년나무4단지 아파트에 거주하는 장모(43)씨는 “안전에 대한 불안감이 가장 크지만 재산상 손실을 우려해 밖으로 표현은 못하고,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분노를 참으며 정부와 LH가 내놓을 대책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 아파트 주민들은 “주민들의 불안·집값 하락·이사 걱정을 생각했다면 무작정 철근 부족 아파트라고 공개하기에 앞서 구체적으로 얼마큼 부실시공이 있었는지와 안전 진단 일정 등 대응책을 제시하면서 아파트 이름을 공개했어야 맞는 것 아니냐”고 되물었다.

서울 강남구 수서 역세권 A-3BL 단지(분양)는 안전에 대한 불안이 작지 않지만 집값 하락 걱정에 ‘벙어리 냉가슴’이다. 지난 6월부터 입주를 시작한 이 단지는 기둥 345개 가운데 5개가 미흡 판정을 받은 후 보강 공사를 완료해서인지 큰 반발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안전 우려가 상대적으로 덜한 것도 있지만 집값 하락 걱정이 앞선 때문으로 보인다. 이곳 입주민들은 부실 공사 관련 내용을 외부에 언급하지 않기로 뜻을 모은 상태로 알려졌다.

김정모 기자 race121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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