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3월 8일 경기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3차 전당대회에서 최고위원 수락연설을 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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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월 동안의 자숙 기간은 조용히 스스로 생각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지난 10일 ‘당원권 정지’ 3개월의 족쇄가 풀린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은 징계 기간을 되돌아보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제 징계가 풀렸기 때문에 의원총회와 같은 당 내부 행사와 수해복구 봉사 및 기념일 행사 등에 국민의힘 당원이자 국회의원으로서 열심히 참여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현안을 적극적으로 챙기며 더불어민주당에 대해서도 서서히 메시지를 내겠다”고도 예고했다.
태영호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지난 5월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윤리위원회 전체회의 출석 전 취재진 질문을 받고 있다. 김현동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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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 의원은 3·8 국민의힘 전당대회 과정부터 “제주 4·3 사건은 김일성의 지시였다”는 취지의 주장을 편 데 이어 최고위원 당선 뒤 ‘보좌진 녹취 유출’ 사건으로 대통령실 공천 개입 논란까지 일으켰다. 결국 각종 설화(舌禍)로 중징계 위기에 놓이자 지난 5월 10일 국민의힘 중앙당 징계위원회가 징계 결과를 발표하기 직전 “당에 부담을 주고 싶지 않다”며 최고위원직에서 사퇴했고, 결국 당원권 정지 3개월의 징계에 그쳤다.
징계 기간 동안 그는 철저히 ‘낮은 자세’를 취했다. 미디어 활동이 강점인 그는 라디오 인터뷰와 TV 방송 출연은 물론이고 개인 유튜브 채널에도 아무런 영상을 업로드하지 않으며 최대한 관심받을 일을 자제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태 의원은 유튜브 등 뉴미디어 영역에서의 영향력이 상당한데도 긴 시간 동안 활동을 중지했다”며 “자신을 알려야 하는 국회의원 입장에서 힘든 결정이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태 의원의 유튜브 채널 구독자 수는 약 28만명으로 안철수 의원(약 22만명), 유승민 전 의원(약 11만명), 이준석 전 대표(약 3만명) 등 국민의힘 내부의 내로라하는 ‘빅 스피커’와 비교해도 경쟁력이 앞선다는 평가다.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10일 업로드 한 유튜브 영상. 태영호 유튜브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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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뜩 웅크렸던 그가 다시 목소리를 내겠다고 밝힌 만큼 앞으로 적극적인 행보가 예상된다. 이미 지난 10일 징계 해제 당일 ‘여러분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인사드립니다!’는 제목의 2분짜리 유튜브 영상을 올리며 지지자들에게 근황을 알렸다. 태 의원은 “유튜브에 올리지 못한 내용이 많다. 이제 다시 활발히 업로드 할 예정”이라며 “라디오 인터뷰도 다시 시작했다. 예정된 세미나도 많다”고 말했다.
이튿날인 11일 YTN 라디오 ‘박지훈의 뉴스킹’에 출연해서는 징계 전까지 갖고 있던 서울 강남갑 당협위원장 자리로 복귀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그는 “자숙하는 3개월 동안에 앞으로 당원들과 국민의 기대에 보답하기 위해 어떤 일을 할 것인가 고민도 많이 했다”며 “당협위원장으로 복귀하고 싶다는 의향을 당 지도부에 명백히 전달했고, 지금은 당 지도부의 결정을 기다리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총선 공천 문제와 관련해선 “당협위원장으로 복귀해도 공천 과정을 거쳐야 해서 당협위원장 복귀가 바로 공천을 받은 거라고 보기는 어려울 것 같다”며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국민의힘 지도부 관계자도 “(태 의원 당협위원장 복귀 문제는) 아직 논의한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일각에선 탈북자 출신인 태 의원이 북한과의 접경 지역인 경기도 파주 등으로 지역구를 옮길 것이란 관측도 있다. 여권에선 ‘윤석열 대통령과 가까운 검사 출신이나 내각·대통령실에서 활약한 인사가 서울 강남 벨트에서 총선에 나서게 될 것’이란 소문이 파다한데, 그러려면 강남갑 자리도 결국 태 의원에게 다시 돌아가기 어렵지 않겠느냐는 전망도 있다. 하지만 태 의원 측 관계자는 “태 의원은 강남갑으로 반드시 복귀하겠다는 생각”이라고 전했다.
전민구 기자 jeon.ming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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