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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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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서도 임윤찬은 흥행 보증수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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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 클라이번 콩쿠르 입상 과정 담은

다큐 ‘크레셴도’ 제천영화제서 첫선

조선일보

피아니스트 임윤찬(오른쪽)이 지난해 반 클라이번 콩쿠르에서 지휘자 마린 올솝과 협연하는 모습. 당시 과정을 다룬 다큐멘터리 ‘크레셴도’가 올해 제천국제음악영화제를 통해 세계에 첫선을 보였다. /제천국제음악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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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니스트 임윤찬(19)이 무대 뒤에서 떨고 있다. 잠시 후 지휘자 마린 올솝(66)이 다가와 “내일이면 모두 끝나니 그냥 즐기라”며 따뜻하게 다독여준다. 지난 12일 제천국제음악영화제를 통해서 세계 첫선을 보인 다큐멘터리 ‘크레셴도’의 첫 장면이다. 둘은 무대로 함께 나가서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3번을 협연한다. 지난해 반 클라이번 콩쿠르에서 임윤찬이 최연소 우승자로 거듭나기 직전의 순간을 포착한 장면이다.

최근 한국 젊은 연주자들의 눈부신 선전 덕분에 세계 유수의 콩쿠르에서 입상하는 과정을 다룬 음악 다큐멘터리들도 크게 늘었다. 지난해 반 클라이번 콩쿠르 대회 과정을 담은 ‘크레셴도’(연출 헤더 윌크) 역시 ‘임윤찬 열풍’에 힘입어 올해 제천국제음악영화제에서 예매 시작 3분 만에 전석 매진됐다.

콩쿠르의 전체 참가자는 300여 명에 이르렀다. 하지만 본선 1차(30명), 2차(18명), 준결선(12명), 결선(6명)을 거치면서 탈락자가 속출하고 극명하게 희비도 엇갈리는 건 여느 경연 대회와 마찬가지다. 무대 위에서 피아니스트들은 호수 위의 백조처럼 우아하게 보이지만, 정작 그 뒤에선 숨 가쁜 발놀림 같은 연습을 거듭해야 한다.

연주 순서를 추첨하고 피아노를 고르는 과정부터 긴장과 초조함은 극대화된다. 이처럼 대회 한복판에 들어간 듯한 생생함과 입체감이야말로 음악 다큐멘터리가 지니고 있는 결정적 매력일 것이다. 지난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 대회에 나란히 참가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젊은 연주자들, 출산을 4개월여 앞둔 예비 엄마 피아니스트 같은 인간적 사연들을 덧붙였다.

‘점점 세게’라는 뜻의 ‘크레셴도’처럼 임윤찬은 준결선의 리스트 ‘초절 기교 연습곡’과 최종 결선의 라흐마니노프 협주곡 3번에 이르면서 눈부신 막판 질주를 보여준다. 하지만 유튜브에서 조회수 1200만 회를 기록한 임윤찬의 연주 영상보다 긴 여운을 남기는 건 그의 속 깊은 답변이다. 리스트의 작품 연주를 마친 직후 ‘누구를 위해서 연주하느냐’는 질문에 당시 열여덟 살 소년은 수줍지만 단호한 표정으로 이렇게 답한다. “하늘에 있는 예술가들을 떠올린다”고. 이 다큐멘터리는 올가을 국내 극장에서도 개봉 예정이다.

[김성현 문화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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