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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3 (화)

이슈 끝나지 않은 신분제의 유습 '갑질'

“나 카이스트” 학부모, 신상 털리자 “교사 안 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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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문대 출신을 자처하며 임신 중인 공립유치원 교사에게 막말을 퍼부은 학부모가 신상이 공개되자 “그 교사는 죽지 않았다”고 말해 논란이다.

학부모 A씨는 15일 본인이 운영하는 블로그에 비난 댓글이 잇따르자 “죄송하다. 4년 전 제 언행이 경솔했다”고 사과하면서도 “그 교사는 죽지 않았다. 서이초 교사가 아니다”라며 비판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여기에 A씨가 학력을 부풀렸다는 논란까지 제기되면서, 그의 과거 출판물에는 이른바 ‘평점 테러’가 이어지고 있다.
서울신문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전국교사모임 주최로 열린 서초 서이초 교사 추모식 및 교사생존권을 위한 집회에서 참가자가 눈물을 훔치고 있다 (본 기사와 직접 관련 없음).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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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온라인상에는 임신 중인 공립유치원 교사에게 갑질을 일삼은 학부모가 과거 책 한권을 출판한 작가라는 얘기가 확산했다.

이후 해당 작가의 블로그에는 비판 댓글이 줄을 이었다. 그러자 블로그 운영자는 “죄송하다. 4년 전 제 언행이 경솔했다”며 자신이 학부모 A씨가 맞다고 인정했다.

하지만 비난 여론은 가라앉지 않았고, A씨는 누리꾼들과 설전을 벌였다.

그 과정에서 A씨가 학력을 부풀린 것 아니냐는 주장이 나오면서 여론은 더욱 악화했다.

A씨는 ‘학벌 운운할 거면 학부로 얘기하라. 대학원 말고 대학교 어디 나왔느냐’는 질문에 지방의 한 사립대학교를 나왔다고 답했다.

A씨는 “학부는 언론학, 국제학이고 카이스트 경영대학원(서울 캠퍼스)은 자퇴했다. 대전 카이스트와는 무관하다.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앞서 A씨는 유치원 교사에게 “카이스트 경영대학 나왔다”고 한 바 있다.

이에 “유치원 교사에게는 경영대학 나왔다면서 학부 졸업한 것처럼 이야기하더니 경영대학원 나온 거였나”라는 지적이 잇따랐다.

거듭 사과하던 A씨는 계속된 비난에 억울함을 표했다. 급기야 유치원 교사의 실명과 함께 서이초 교사 사건을 거론해 집중포화를 받았다.
서울신문

1일 경기일보에 따르면 경기도의 한 공립유치원 교사는 4년 전 학부모였던 A씨에게 괴롭힘과 신고 협박을 받았다. 당시 교사는 임신 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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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당신 이름 전국 교사들이 다 기억할 것’이라는 글에 “공립유치원 교사 ○○○ 이름도 전국 교사들이 다 기억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실명을 언급했다.

이어 “죄송합니다만 그 교사는 죽지 않았다. 서이초 교사가 아니”라며 교사 사망 사건을 거론했다.

‘유치원 선생님 이름을 왜 공개하나. 반성을 안 한다’는 지적에는 “4년 전 우리 아이도 당한 것이 있고, 여러 정서학대 정황이 있어서 교장 선생님과 30분 이상을 상의했으나 해당 교사의 언행이 나아지지 않았다. 마지막에 해당 교사는 교직원과 반 아이들 및 내 아이가 보는 앞에서 내게 윽박지르고 소리를 질렀다. 언론 기사에서 피해자라고 하는데 단순 피해자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왜 교사에게 사과하지 않았느냐’는 비판에는 “해당 교사의 연락처를 알 방법이 없었다”고 A씨는 해명했다.

그러면서 “성찰의 시간은 제가 해명하고, 법적인 내용은 법적으로 처리하고 그 이후에 성찰을 다시 하겠다. 지난 10일 동안 지속해서 성찰하는 마음으로 있었다”고 밝혔다.

이처럼 신상이 무차별 확산하면서 A씨가 출판한 책 서평에도 ‘평점 테러’가 이어졌다.

16일 현재 A씨는 “조언, 충고 글 모두 수렴하겠다”며 블로그 글을 모두 비공개 혹은 삭제 처리한 상태다.

경기일보는 경기도의 한 공립유치원 교사가 4년 전 학부모였던 A씨에게 괴롭힘과 신고 협박을 받았다고 지난 1일 보도했다. 당시 교사는 임신 중이었다.

교사 B씨의 주장에 의하면 학부모 A씨는 어느 날 본인 아이를 다른 반으로 가라고 했느냐며 교사에게 전화로 계속 따져 물었다. 교사가 사실과 다르다고 설명하자 본인 아이를 거짓말쟁이로 만드는 거냐며 폐쇄회로(CC)TV와 녹음기를 운운했다.

그리곤 얼마 후 다시 전화를 걸어 “뭐 하시는 거예요. 배운 사람한테? 당신 어디까지 배웠어요 지금? (내가) 카이스트 경영대학 나와가지고 MBA까지 그렇게, 우리가 그렇게 했는데 카이스트 나온 학부모들이 문제아냐고!”라며 화를 냈다.

그러면서 본인의 명예가 실추됐으며, 이런 식이면 위험하다고 교사를 협박했다.

교사 B씨가 MBC를 통해 공개한 A씨와의 문자 메시지에 따르면 A씨는 하루에만 28건의 문자를 보내는 등 시도 때도 없이 교사에게 연락하고, 자신의 무리한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아이가 교사에게 맞았다고 트집을 잡는 등의 발언을 했다.

다른 문제로 교사와 실랑이를 하면서는 “임신 몇 개월이냐. 당신 아이도 중요하지만 내 아이도 소중하다. 나와 아이가 놀라지 않게 해달라”고 했다. “내 아이가 우선이지 사실은, 내가 선생님 인권 보호해주거나 선생님 교사권 보호해주는 사람은 아니잖나. 우리 아이가 당한 게 많은데”라고 짜증을 부리기도 했다.

권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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