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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RA 1년' 美, 300조원 투자유치···애플은 인도서 아이폰15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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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기업 '脫중국' 속도

반도체·에너지 기업 투자 주도

바이든 "IRA, 제조업 르네상스법"

HP·폭스콘 등 신흥국 이전 모색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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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인플레이션감축법(IRA)과 반도체지원법을 시행한 지 1년 만에 300조 원이 넘는 민간투자를 유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의 미국 내 공장 건설이 이어지고 막대한 보조금을 발판 삼아 청정에너지 프로젝트가 활기를 띤 데 따른 것이다. 반면 애플과 같이 중국 내 생산 기지를 구축했던 글로벌 기업들은 탈(脫)중국에 속도를 내고 있다.

16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IRA와 반도체지원법이 발표된 지난해 8월 이후 미국에서 최소 2240억 달러(약 300조 원) 규모의 청정에너지 및 반도체 관련 투자가 발표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통한 고용 창출 효과는 10만여 개에 달한다.

서울경제



조 바이든 대통령은 IRA 1주년을 맞은 이날 이 법이 ‘제조업 르네상스법’이라고 불린다고 소개하면서 “왜냐하면 일자리를 미국으로 되가져오고 미국에서 만들게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수년간 중국은 청정에너지 관련 공급망을 장악했다”면서 “더는 아니다. 우리는 그것을 여기에서 만들어서 그 상품을 해외로 보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 내 투자를 주도한 것은 반도체와 청정에너지 분야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삼성전자·TSMC와 같은 외국 기업을 포함해 인텔·마이크론 등 미국 반도체 기업들이 줄줄이 미국 내 신규 반도체 공장 설립을 발표했다. 미국이 중국으로 반도체 첨단 장비 유입을 틀어 막은 데다 반도체지원법을 통해 520억 달러에 달하는 막대한 보조금을 풀었기 때문이다.

태양광·풍력 등 청정에너지 분야에서도 지난 1년간 직전 8년 치를 능가하는 신규 투자가 발표됐다고 미 청정에너지협회(ACP)는 집계했다. 국가별로 보면 한국과 유럽 기업이 각각 20개와 19개의 프로젝트를 발표하며 미국 내 투자를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미국 내 투자가 크게 늘어난 반면 ‘세계의 공장’으로 불리던 중국에서는 글로벌 기업들이 본격적으로 발을 빼려는 움직임이 감지된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애플이 올가을 출시되는 아이폰15를 인도에서 생산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이 매체는 소식통을 인용해 “(애플 협력사인) 폭스콘이 인도에서 나오는 최신 아이폰 생산량을 빠르게 늘리려고 함에 따라 중국 공장에서 출하를 시작한 후 몇 주 만에 인도에서도 기기를 인도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애플은 협력 업체에 중국이 아닌 인도와 베트남 등 다른 아시아 국가에서의 생산을 더 늘려 달라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의 이 같은 행보는 주로 저가 모델과 구형 모델을 생산하던 인도를 최신 제품 생산 기지로 전환하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아이폰은 여전히 중국에서 가장 많이 생산되지만 인도에서 생산되는 아이폰이 늘어나면서 올 3월 말 기준 전체의 7%를 차지했다. 애플은 폭스콘을 통해 인도 정부의 인센티브를 받으며 인도 내 생산 규모를 꾸준히 확장해왔다.

세계적인 개인용컴퓨터(PC) 제조 업체 휴렛팩커드(HP)도 중국 내 생산 시설 일부를 신흥국으로 옮기려 하고 있다고 앞서 대만 언론 등이 전했다. 이에 따르면 HP는 중국에 있는 노트북 생산 시설 가운데 최대 500만 대까지 생산 가능한 설비를 태국과 멕시코로 이전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역시 미국 정부의 반도체 수출 통제 등을 의식한 행보로 보인다. 또 다른 미국 PC 제조 업체 델(DELL)은 2024년까지 중국에서 생산되는 반도체 칩을 모든 제품에 사용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이처럼 중국에 대한 외국 기업들의 관심이 식으면서 중국의 투자 유치 실적은 급감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는 앞서 중국 국가외환관리국의 통계를 인용해 지난 2분기 중국에서 외국 기업이 공장 건설 등에 투입한 대내 직접투자가 전년 동기와 비교할 때 역대 최대 폭인 87% 줄어든 49억 달러에 그쳤다고 보도했다.

워싱턴=윤홍우 특파원 seoulbir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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