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국정원에 보고서 작성 지시…보고서엔 김제동 등 연예인·시사프로 편파방송 실태"
李 "국정원 파견직원 존재 몰랐다"…'국정원 보고서 매일 보고받아'에 "그런 기억 없다"
답변하는 이동관 후보자 |
(서울=연합뉴스) 최평천 기자 = 같은 신문사 기자 출신에, 청와대에서 언론 대응 업무를 책임진 것까지 같은 이력을 지닌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와 더불어민주당 윤영찬 의원이 18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날 선 공방을 벌였다.
1985년 동아일보에 입사한 이 후보자는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08년 대통령실 대변인, 2009년 홍보수석 등을 역임했다. 1990년 동아일보에 들어간 윤 의원은 문재인 정부 때인 2018년 대통령 국민소통수석을 지냈다.
청문회에서는 후배인 윤 의원이 이명박 정부 홍보수석실의 국가정보원을 통한 언론 장악 시도 의혹을 두고 선배인 이 후보자를 거세게 몰아세웠고, 이 후보자는 시종일관 당당한 태도로 의혹을 부인했다.
윤 의원은 "노무현 정부나 김대중 정부에서는 홍보수석실에 국정원 직원을 파견한 적이 없다"며 "국정원 직원 파견은 수석이 동의 안 하면 안 되는데 (국정원 파견 직원을) 모른다고 이야기하는 것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윤 의원은 또 "(해당 직원은) 홍보수석실 유일한 국정원 파견관이었기 때문에 뉴미디어 비서관실을 포함해 홍보수석실 내 다른 비서관실과 국정원의 업무 연락을 맡았다"며 "매일매일 청와대 연풍문에 가서 홍보수석 보좌관에게 보고서를 준다. 홍보수석한테만 가는 문서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주문 보고서는 모두 다 언론비서관이 (다른 청와대) 행정관을 통해서 (국정원에 작성을) 지시했다. 언론비서관 주문을 받아 국정원에 연락하면 보고서를 가져오는 것"이라며 "보고서에 김제동 등 일부 연예인, 라디오 시사 프로그램 편파 방송 실태 등이 들어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에 이 후보자는 "(국정원 직원) 존재를 그때는 진짜 몰랐다"고 답했으며, 국정원 보고서가 홍보수석에게 매일 보고됐다는 주장에도 "그런 기억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보고서 전달이 국정원 파견 직원과 비서관을 통해 이뤄졌다는 지적에는 "그런 과정으로 추정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의혹을 피해 갔다.
이 후보자는 그러면서 "지금 말하는 여러 인물들(국정원 직원과 보좌관) 모두 검찰에 가서 엄중한 조사를 받았고, 그중 누구도 저에게 직접 보고하거나 지시받았다는 내용은 없다"고 반박했다.
다만 이 후보자는 오전 질의에서는 국정원 문건을 본 적이 없다고 답변했지만, 윤 의원의 질의에는 "(국정원) 보고서를 처음에 한두 번 가져오길래 가지고 오지 말라고 했다. 참고되지 않는 내용이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발언하는 윤영찬 의원 |
p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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