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족 77명 '청소년 지원 기금' 2억9천여만원 출연
4·16재단이 안산지역 청소년 가장 등에게 내년부터 매년 지원
22일 정오 경기 안산시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대강당.
세월호 참사 유족 77명, 청소년지원기금 2억9천여만원 출연 |
이곳에서는 세월호 참사로 자녀를 잃은 유족 2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청소년지원기금 전달식'이 열렸다.
기금은 가족협의회 가족 가운데 77명이 출연한 2억9천750만원.
이는 지난 1월 유족들이 국가와 청해진해운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 항소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받은 데 따른 배상금에서 마련됐다.
앞서 세월호 희생자 118명(단원고생 116명·일반인 2명)의 유족 355명은 2015년 9월 국가가 안전 점검 등 관리를 소홀히 해 세월호 참사의 원인을 제공했고 참사 발생 후에도 초동 대응과 현장 구조를 제대로 하지 못해 피해를 키웠다며 소송을 내 승소했다.
유족 가운데 228명은 "1심은 국가의 구조 실패에 대한 책임 인정이 부족했다"며 항소해 승소했고, 법무부가 올해 1월 31일 보도자료를 통해 "세월호 참사로 사망한 희생자 유가족들이 제기한 국가배상소송에서 국가의 책임을 인정한 항소심 판결에 대한 상고를 포기하기로 했다"고 밝히면서 판결이 확정된 바 있다.
전달식에서 만난 김순길 가족협의회 사무처장(단원고 2학년 9반 윤희 엄마)은 "세월호 참사로 아이를 잃은 상황에서 많은 분이 옆에 계셔주시고 도움을 주셔서 늘 보답해야겠다고 생각했다"면서 기금 마련의 취지를 설명했다.
그는 1심 승소 판결 이후 청소년지원 기금 마련에 대해 가족들끼리 논의가 있었고, 올해 1월 항소심 판결 이후 구체화됐다고 했다.
김순길 사무처장은 "우리 아이들이 꿈을 펼치지 못하고 갔기 때문에 지금의 청소년들이 꿈을 펴도록 돕자고 뜻이 모아졌다"면서 "특히 소외계층의 청소년을 지원하자는 의견이 많았다"고 말했다.
유족들이 낸 기금은 4·16 재단이 운영하게 된다.
4·16재단은 올해 안으로 기금운영위원회를 구성해 기금 운영 방안을 마련하고 지원 대상을 선정한 뒤 내년부터 기금 지원을 시작할 예정이다.
유족들의 기금 출연 취지에 맞게 주로 안산지역에 사는 청소년 가장, 탈시설 청소년 등 어려운 환경의 청소년에게 지원하기로 했다.
기금을 지원받을 청소년들이 어떻게 자랐으면 하는 바람이 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김순길 사무처장은 "이런 일을 겪다 보니 따뜻한 마음을 가진 사람이 많은 것을 알게 됐다"면서 "따뜻하면서도 옆 사람을 돌아볼 줄 아는 마음을 갖고 공감대를 많이 형성할 수 있는 청소년으로 성장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4·16재단 김광준 이사장은 "어려움을 겪고 있을 청소년들에게 힘을 보태줄 기회를 제공해주신 기금출연 가족에 깊이 감사드린다. 기금 운영을 잘하겠다"라고 말했다.
hedgeho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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