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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년 집권' 캄보디아 훈센, 권력 대물림 완료…장남 총리 선출(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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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국회, 훈 마넷 총리로 승인…훈센, 막후서 계속 영향력 행사할 듯

연합뉴스

22일 캄보디아 새 국회에서 총리로 선출된 훈 마넷
[AFP=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하노이=연합뉴스) 김범수 특파원 = 올해로 38년째 장기 집권해온 훈 센(70) 캄보디아 총리가 권력 대물림 작업을 완료했다.

22일 외신·현지 언론에 따르면 캄보디아 새 국회는 이날 훈센의 장남인 훈 마넷의 총리 선출을 승인했다.

노로돔 시하모니 캄보디아 국왕은 지난 7일 훈 센 총리의 요청에 따라 훈 마넷을 차기 총리로 지명했다.

훈 센이 이끄는 캄보디아인민당(CPP)은 지난달 23일 실시된 총선에서 전체 의석 125개 중 120개를 차지하는 압승을 거두며 일당 지배 체제를 공고히 했다.

훈 센은 총선 승리 이후인 지난달 26일 총리직에서 물러나겠다며 훈 마넷이 새 정부를 이끌어 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캄보디아군 부사령관이자 육군 대장인 훈 마넷은 올해 45살로 CPP 중앙위원회 상임위원을 맡고 있다. 이번 총선에서 프놈펜 선거구에 출마해 당선됐다.

그는 1999년 미 육군사관학교 웨스트포인트를 졸업하고 뉴욕대와 영국 브리스톨 대학에서 각각 경제학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훈 마넷은 2021년 12월 2일 부친인 훈 센 총리에 의해 후계자로 지명됐다. 같은 달 24일 CPP도 그를 '미래의 총리 후보'로 지명하면서 후계자로 확정됐다.

이후 그는 외교 행보에도 적극적으로 나서는 등 후계자 수업에 속도를 내왔다.

작년 9월에는 태국을 방문해 쁘라윳 짠오차 총리와 양국 군의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앞서 같은 해 8월에는 일본을 방문해 현지 유력 인사들과 만났으며, 인접 국가인 베트남을 비롯해 싱가포르와 중국, 브루나이 등을 방문했다.

미국을 포함한 국제사회는 훈 마넷이 미국과 영국에서 장기간 체류하면서 공부한 이력을 들어 집권 기간에 캄보디아 사회의 민주적인 변화를 이끌지 주목하고 있다.

훈 센은 지난 1985년 총리에 취임한 뒤 38년간 캄보디아를 이끌어왔다.

그는 베트남 정부의 지원을 받아 1978년 폴포트 정권을 무너뜨리고 캄보디아 인민공화국 수립을 주도했다.

이어 1981년 부총리 겸 외교장관직에 오른 뒤 1985년 1월 14일 32세의 나이로 총리에 전격 취임, 이후 지금까지 캄보디아를 통치해왔다.

훈 센 정권은 2017년 11월에 전체 의석 125석 가운데 55석을 가진 제1야당인 캄보디아구국당(CNRP)을 반역 혐의를 적용해 강제 해산시켰다.

이듬해 총선에서는 CPP가 전체 의석 125석을 싹쓸이하면서 일당 독재 체제를 구축했다.

이번 총선에서도 CNRP 출신 인사들인 만든 촛불당(CP)의 참여를 막아 미국을 비롯한 서방 세계와 정치적 반대파를 중심으로 "민주주의를 훼손하고 있다"는 비난이 쇄도했다.

훈 센 정권은 지난 5월 15일 선거관리위원회를 통해 CP의 총선 참여 자격을 박탈했다.

이어 해외로 망명했거나 가택연금 중인 훈 센의 정적들을 타깃으로 이번 선거에서 투표를 하지 않을 경우 향후 출마 자격을 제한하는 내용의 선거법 개정을 마쳤다.

그는 총리직을 장남에게 넘겨준 후에도 막후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

훈 센은 총리직 사의를 표명하면서 "집권당 대표·국회의원직은 그대로 유지하고 퇴임 후 국왕 최고 자문위원장을 맡을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bums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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