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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1 (토)

이슈 G7 정상회담

브릭스를 G7 대항마로…외연확장 놓고 회원국 ‘온도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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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왼쪽부터)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시릴 라마포사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22일(현지시간) 남아공 요하네스버그에서 열린 브릭스 정상회담에 참석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화상으로 회의에 참석한다.[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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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이민경 기자]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 정상회의가 22일(현지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에서 개막한 가운데, 브릭스를 미국 주도의 주요 7개국(G7)에 맞설 지정학적 블록으로 확장할 것인가를 놓고 회원국 들간 온도차가 감지되고 있다. 중국과 러시아는 서방에 대응해 세력 확대를 적극적으로 밀어붙이는 반면 인도와 브라질 등은 브릭스를 중심으로한 반(反)서방 연대 가능성을 부인했다.

이번 브릭스 회의의 최대 의제는 브릭스의 확장 가능성이다. 뉴욕타임스(NYT)와 CNBC등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아랍에미리트, 아르헨티나, 인도네시아, 이집트, 에티오피아 등 총 23개국이 신규 브릭스 회원국 가입을 공식 신청했다. 비공식적으로 관심을 표명한 나이지리아, 가나 등 아프리카의 주요 국가들까지 합치면 40여개국이 브릭스 문을 두드렸다.

표면상으로는 외연 확장이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서방의 견제와 압박에 몰려있는 중국과 러시아는 특히 강하게 외연 확장을 주장하고 있다.

이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왕원타오 중국 상무부장이 대독한 비즈니스 포럼 연설에서 “어떤 저항이 있더라도 브릭스는 계속 성장할 것”이라며 “우리는 브릭스 플러스 모델을 확장해 회원국 확대를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서방 제재에 대한 비난을 쏟아부으며, 반서방 연대 구축 움직임에 힘을 실었다. 푸틴 대통령은 화상 녹화 연설에서 자국 곡물과 비료 수출 제재로 국제 식량 안보가 위태로워졌다며 “흑해곡물협정이 체결된 후 1년간 수출된 우크라이나 곡물 중 70% 이상이 선진국으로 공급됐다. 아프리카의 빈곤국으로 제공된 곡물은 3%도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반면 인도와 브라질은 서방과의 파트너십을 강조하며 중국과 러시아 주도의 움직임과 거리를 뒀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브릭스는 G7이나 주요 20개국(G20)의 대항마가 아니다”라며 “미국과의 경쟁 체제를 구축하려고 하지도 않는다”고 밝혔다.

외신들은 이번 브릭스 회의를 블록 내 주도권을 둘러싼 중국과 인도 간의 세력 경쟁으로 풀이했다. 중국은 브릭스를 단순한 경제블럭을 넘어서 서방 제재에 대한 대항 세력으로 키우려 노력하고 있다. 더불어 브릭스는 중국이 자국의 영향력 행사를 제대로 보여줄 수 있는 무대이기도 하다.

스티브 창 영국 런던대 동양·아프리카 대학(SOAS) 중국연구소 소장은 “중국은 브릭스를 자신의 목적, 특히 남반구에서의 영향력 확대를 위해 활용하려고 한다”며 “중국의 이익에 도움이 되는 방향에 인도가 동의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반면 미국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인도는 브릭스로 인해 서방과 등을 돌리기를 원하지 않는 모습이다. 더군다나 중국 주도의 회원국 확장이 현실화돼 브릭스 내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확대되는 것도 달갑지 않은 상황이다.

이미 인도와 중국은 2020년 중국 티베트 남부와 인도 동부 국경 분쟁 지역에서 충돌했고, 또 인도가 쿼드(미국, 일본, 호주, 인도의 안보그룹)에 참여함으로써 긴장과 불신이 팽배한 상태다.

구스타보 데 카르발류 남아프리카공화국 국제관계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인도는 역사적으로 브릭스 확장에 대해 가장 우려하는 나라였으며 특히 그 확장으로 브릭스 내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커질까 경계해왔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24∼25일 인도 자이푸르에서 G20 무역투자 장관회의가 열리는 만큼 인도가 반서구적 색채를 띈 브릭스 확장에 제동을 걸 가능성이 높다.

th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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