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뱅 3사 파킹통장 금리 2% 초반대서 요지부동
카뱅 '세이프박스' 금리, 올해 세 차례 걸쳐 0.5%p↓
케뱅 '플러스박스' 금리 반년만에 연 3%→연 2.3%
당국 눈치에 주담대 금리 4%대 오르며 경쟁력 실종
[이데일리 정두리 기자] 인터넷은행의 여·수신 금리 경쟁력이 모두 낮아지고 있다. 출범 초기 흥행을 이끌던 파킹통장(수시입출금 통장) 금리는 서서히 내림세를 보이다 현재 2% 초반대에서 요지부동이고, 업계 최저 금리를 자랑하던 주택담보대출은 상승 국면으로 전환하는 모양새다.
수시입출금 수신금리 3→2%대로 내리고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인터넷은행의 파킹통장 금리는 올해 초 최대 3%까지 올라섰다가 현재는 2%대 초반대로 내려왔다. 이날 기준 토스뱅크와 카카오뱅크, 케이뱅크의 파킹통장 금리는 각각 연 2.0%, 2.1%, 2.3%를 제공하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지난달 말 파킹통장인 ‘세이프박스’(한도 최대 1억원) 금리를 기존 연 2.2%에서 연 2.1%로 0.1%포인트(p) 낮췄다. 카카오뱅크는 앞서 지난 4월과 6월에도 세이프박스 금리를 각각 0.2%포인트씩 인하한 바 있다. 연 2.6% 수준이던 세이프박스 금리가 석 달 만에 세 차례에 걸쳐 0.5%포인트 낮아진 것이다.
케이뱅크의 경우 올해 2월 초까지 연 3%였던 파킹통장 ‘플러스박스’(한도 최대 3억원) 금리를 현재 연 2.3%로 반 년만에 0.7%포인트 내렸다. 토스뱅크는 지난해 말 ‘토스뱅크 통장’(한도 무제한)의 금리를 연 2.3%로 제공하는 가운데 5000만원 초과 금액에 대해선 연 4% 금리 혜택까지 줬으나 현재 연 2.0% 금리로 주저앉은 뒤 머물고 있다.
SBI저축은행의 파킹통장이 1억원까지 연 3.5% 이자를 지급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저금리 시기에 주목받았던 인터넷은행의 파킹통장 금리 매력이 저축은행보다 떨어진 상황이다. 인터넷은행들은 최근 수신경쟁을 자제하며 숨 고르기에 나서고 있는데 반해 저축은행들은 잇달아 금리를 올리며 투자처를 잃은 돈을 끌어들이고 있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인터넷은행이 과거 출혈을 감수하며 고금리 경쟁에 나섰지만, 조달금리가 높아진 현 상황에서 마진을 내기 위해서는 수신 금리를 예년처럼 올리기는 부담스러운 상황일 것”이라면서 “당분간 파킹 통장 금리를 올리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주담대 여신금리 3→4%대로 올리고
반면 최근까지 최저 3%대 금리를 내세우던 인터넷은행의 주담대 금리 하단은 4%대로 올라섰다. 카카오뱅크의 주담대 고정 금리(5년 고정 후 변동금리로 전환·혼합형)는 이날 기준 4.167~6.766%로 집계됐다. 금리 하단의 경우 지난 18일 3.983%에서 21일 0.059%포인트 오른 데 이어 22일(0.065%포인트), 23일(0.06%포인트)도 오르며 매일 상승세다.
인터넷은행은 최근 금융당국으로부터 가계대출 급증의 주범으로 지적받으면서 기존처럼 공격적인 금리 정책은 펼치기가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의 지난달 주담대 순증액은 1조2900억원으로, 이는 5대 시중은행 증가분(1조4900억원(정책모기지 제외))과 맞먹는 수준이다. 인터넷은행의 주담대 비중이 은행권 내에서도 높은 것으로 파악되자 이들 은행의 주담대 운용 전략이 보수적으로 전환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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