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28 (화)

이슈 증시와 세계경제

엔비디아 실적, 증시 구원할까 심판할까…4가지 이슈[오미주]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편집자주] '오미주'는 '오늘 주목되는 미국 주식'의 줄인 말입니다. 주가에 영향을 미칠 만한 이벤트나 애널리스트들의 언급이 많았던 주식을 뉴욕 증시 개장 전에 정리합니다.

머니투데이

엔비디아 로고 /로이터=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AI(인공지능) 반도체의 선두주자인 엔비디아의 실적 발표일이 다가왔다.

엔비디아는 23일 장 마감 후(한국시간 24일 오전 5시 이후)에 회계연도 2024년 2분기(5~7월) 실적을 발표한다. 콘퍼런스 콜은 23일 오후 5시(한국시간 24일 오전 6시)부터 시작된다.

엔비디아는 올해 AI 열풍을 주도하며 기술주 랠리를 이끌어왔던 만큼 실적이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미국 증시 전체가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엔비디아의 실적 발표가 미국 증시에 환희의 날이 될지, 심판의 날이 될지 주목된다.


초점① 비트 & 레이즈의 폭

엔비디아의 실적과 관련해 살펴봐야 할 것은 4가지다.

첫째는 엔비디아의 5~7월 실적과 8~10월 실적 가이던스가 시장 컨센서스를 얼마나 큰 폭으로 뛰어넘느냐다. 이는 증시 전체에도 가장 중요한 문제다.

현재 월가 애널리스트들 대부분은 엔비디아가 '웃돌고 올리는 비트 & 레이즈'(beat & raise)의 실적을 발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5~7월 실적은 시장 컨센서스를 웃돌고 8~10월 매출액 가이던스는 상향 조정될 것이란 의미다.

이미 '비트 & 레이즈'는 시장에 반영된 만큼 중요한 것은 기대치를 얼마나 큰 폭으로 뛰어넘느냐는 것이다. 시장 컨센서스를 상회하는 폭이 투자자들이 생각한 것만큼 크지 않으면 엔비디아는 호실적을 발표하고도 주가가 하락할 수 있다.

엔비디아는 지난 2~4월 실적을 발표할 때 5~7월 매출액 가이던스를 107억8000만~112억2000만달러로 제시해 시장을 놀라게 했다.

이는 애널리스트들의 평균 전망치 71억7000만달러를 큰 폭으로 웃돌 뿐 아니라 기존 분기 최대 매출액인 82억9000만달러도 뛰어넘는 것이기 때문이다.

팩트셋에 따르면 애널리스트들은 엔비디아가 5~7월에 111억9000만달러의 매출액과 주당 2.08달러의 순이익을 올렸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8~10월 매출액은 126억달러로 예상하고 있다.


초점② 수요 못 따라가는 공급

둘째는 엔비디아의 AI 칩 생산 여력이다. AI 칩에 대한 수요가 엔비디아의 공급 여력을 지속적으로 앞지르고 있기 때문이다.

투자 전문 매체인 배런스에 따르면 기업들이 엔비디아 칩을 선호하는 이유는 엔비디아가 소프트웨어 프로그래밍 플랫폼 생태계인 쿠다(CUDA)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개발자들은 10년 이상 엔비디아가 만든 플랫폼에서 AI 관련 툴과 소프트웨어 라이브러리를 구축하고 공유해왔다.

애널리스트들은 현재 엔비디아의 매출액을 제약하는 것은 수요가 아니라 반도체 파운드리의 첩단 칩-패키징 생산 여력이라고 보고 있다.

모간스탠리의 애널리스트인 조셉 무어는 지난주 보고서에서 엔비디아가 "현재 (AI 칩) 수요의 절반도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무어는 엔비디아에 '비중확대' 의견과 목표주가 500달러를 제시하고 있다.

에버코어 ISI의 애널리스트인 C.J. 뮤즈도 "AI 훈련 및 추론 애플리케이션에 대한 수요로 인해 데이터센터 GPU(그래픽 프로세싱 유닛)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으며 이런 수요 강세는 최소 6~9개월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어 "이런 상황에서 엔비디아의 지속적인 AI 인프라 구축과 꾸준한 호퍼(Hopper) 반도체의 생산 증대가 (실적을 이끄는) 주요 동력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초점③ 대중국 수출 규제의 영향

셋째는 미국 정부의 중국에 대한 반도체 수출 제한 조치가 엔비디아에 미치는 영향이다.

씨티 리서치의 애널리스트인 아티프 말릭은 "엔비디아는 미국 정부가 중국에 대해 반도체 수출을 추가 규제한다고 해도 단기적으로 큰 타격은 예상되지 않는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중국에 대한 데이터센터 GPU 수출이 제한을 받는다면 엔비디아의 데이터센터 매출액 중 20~25%를 차지하는 중국 매출액이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단기적으로는 미국 정부의 대중국 수출 규제 강화 가능성이 엔비디아의 중국 수출을 촉진하는 역할을 했다. 중국 기업들이 수출 규제가 강화되기 전에 물량을 확보해 놓기 위해 엔비디아의 데이터센터 반도체에 대한 주문을 늘렸기 때문이다.


초점④ 사상 첫 GPU > CPU 매출

넷째는 데이터센터 GPU 매출이 CPU 매출을 사상 처음으로 넘어서는지 여부다.

제프리즈의 애널리스트인 마크 리파시스는 5~7월에 엔비디아의 데이터센터 GPU 매출액이 인텔과 AMD의 데이터센터 CPU 매출액을 역사상 처음으로 앞질렀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이는 우리가 2017년에 처음으로 주장했던 병렬 처리 컴퓨팅 시대로의 4차 지각 변동이 공식적으로 시작됐음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이어 "모든 컴퓨팅 시대는 규모에서 이전 컴퓨팅 시대의 10배"이고 "한 생태계가 각 컴퓨팅 시대에서 창출되는 가치의 80%를 차지한다"는 가정에 근거할 때 엔비디아가 장기적으로 데이터센터 시장의 80%를 차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 컴퓨팅 시대의 가치를 80% 차지하는 생태계는 "일반적으로 칩과 하드웨어, 소프트웨어를 함께 제공하는 수직적으로 통합된 단일 기업"인데 엔비디아가 그렇다는 설명이다.

리파시스는 이러한 양상이 메인프레임 시대 때는 IBM, 미니컴퓨터 시대 때는 DEC, 휴대폰시대 초기에는 노키아. 스마트폰 시대 때는 애플에서 나타났으며 유일한 예외가 PC 시대였다고 밝혔다. PC 시대만 여러 회사가 고만고만하게 경쟁하는 수평적 시대였다는 지적이다.

그는 "엔비디아는 지난 6년간 데이터센터 시장에서 인텔과 AMD의 시장점유율을 매년 5%포인트씩 꾸준히 빼앗아온 수직 통합적 생태계 기업"이라며 "엔비디아가 데이터센터 시장의 80%를 차지할 때까지 앞으로 5년 동안에도 점유율을 매년 5%포인트씩 늘려 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엔비디아는 최근 챗GPT와 같은 대용량 생성형 AI 모델에 사용할 수 있는 차세대 AI 칩셋인 DGX GH200 그레이스 호퍼 슈퍼칩을 공개했다. 이 칩셋은 내년 2분기에 출시될 예정이다. 이 칩셋은 AMD가 지난 6월에 내놓은 MI300X CPU + GPU에 대항하는 제품이다.

권성희 기자 shkwon@mt.co.kr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