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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8 (토)

이슈 라임자산운용 환매 중단 사태

라임펀드, 환매 중단 직전 국회의원 등에게 투자금 돌려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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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7000억원 규모의 환매 중단 사태를 일으킨 라임자산운용이 환매 중단 직전 국회의원 등 일부 유력 인사에게 특혜성으로 돈을 돌려준 것으로 드러났다. 돈의 출처는 다른 펀드 자금과 운용사 고유 자금이었다. 문제가 된 펀드의 투자자, 즉 유력 인사의 손실을 다른 펀드 투자자에게 전가한 셈이다. 금감원은 문제가 드러난 펀드들에 대해 분쟁 조정을 실시할 방침이다.

24일 금융감독원은 주요 투자자 피해 운용사 검사 태스크포스(TF) 검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TF는 라임, 옵티머스, 디스커버리자산운용에 대한 추가 검사를 실시했고, 기존에 밝혀지지 않은 새로운 위법 혐위를 발견했다. 위 사례가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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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에 따르면 라임자산운용은 2019년 8~9월 4개의 라임 펀드에서 투자 자산 부실과 유동성 부족 등으로 환매 대응 자금이 부족하자 다른 펀드 자금 125억원과 운용사 고유 자금 4억5000만원을 이용해 일부 투자자에게 특혜성 환매를 제공했다. 여기에 포함된 일부 투자자는 A중앙회, B상장사, C국회의원 등으로 이들은 차례로 200억원, 50억원, 2억원을 챙겼다.

라임자산운용이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 사모사채 등으로 투자한 5개 회사에서 2000억원의 횡령 혐의도 적발됐다. 2018년 12월 라임펀드는 모 비상장회사가 발행한 사모사채에 300억원을 투자했는데, 해당 비상장사의 회장 등은 임원 대여금을 명목으로 자금을 인출했다. 그는 276억원을 필리핀 소재의 리조트를 인수하는 데 사용하는 등 299억원을 유용했다.

2018년 1월 라임펀드는 모 상장회사의 계열사가 발행한 CB에 70억원을 투자했는데, 이 회사의 대표이사 역시 투자금을 포함한 계열사 자금 400억원 중 50억6000만원을 본인의 계좌에 입금했다. 2017년 9월엔 라임펀드는 모 상장회사의 BW에 400억원을 투자했는데, 대표이사가 타 회사의 임원과 공모해 자회사 지분 매각 대금 등 180억원을 횡령했다.

2018년 라임펀드는 또 다른 상장사와 캄보디아 공동 개발 사업을 진행했는데, 이 회사 대표이사는 2018년 5월 회사 자금을 허위 명목으로 1000만달러(약 134억원)를 홍콩 소재 회사에 송금했다. 같은 해 12월엔 자회사에 대한 대여금 명목으로 40억원을 인출해 사용했다. 라임펀드가 이 회사와 함께 투자한 캄보디아 리조트 투자액 1억달러(1339억원)는 회사 이사가 조세피난처 소재 법인에 이체해 횡령한 정황도 확인됐다.

모 비상장사의 회계관리인은 지난해 5~9월 재고재산 매각 시 허위의 매매계약서를 작성하는 방식으로 실제 매각 대금과의 차액 90억4000만원을 챙겨 본인 회사에 송금했다. 라임펀드는 해당 회사의 전환상환 우선주를 취득한 바 있다.

금감원 검사 과정에서 라임 펀드의 투자처가 보유한 제3자에 대한 대여금 5건(191억원)이 발견됐다. 금감원은 가교 운용사가 채권자 대위를 통해 제3자에 대해 채무 상환을 청구할 수 있도록 조치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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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전경./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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옵티머스자산운용은 투자 관련 금품을 지급한 혐의가 발견됐다. 모 공공기관 기금운용본부장은 2017년 6월~2018년 3월 기금의 약 37%인 1060억원을 옵티머스 펀드에 투자하면서 옵티머스자산운용 대표로부터 2016년 6월 1000만원을 받았다. 기금운용본부장의 자녀는 옵티머스자산운용의 부문 대표가 회장으로 있는 회사에서 급여를 받았다.

또 옵티머스 펀드 자금이 투자된 특수목적법인(SPC)의 대표이사는 2018년 11월~2019년 2월 SPC가 보관 중인 펀드 자금 등 15억원을 임의로 인출했다. 이 중 12억원을 법무법인 대표변호사의 계좌로 입금하는 등 개인적으로 사용한 혐의가 발견됐다.

2017년 6월 옵티머스자산운용의 한 임원은 내부 부문 대표가 투자자를 기망해 펀드 자금을 모집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음에도 펀드 자금을 투자제안서에 기재된 내용과 다른 비상장사 사모사채에 투자하도록 운용 지시했다. 이 과정에서 임원은 부문 대표로부터 1억원을 받았다.

문제의 부문 대표는 펀드 자금을 투자한 시행사를 통해 수도권 물류단지 조성 사업을 추진하면서 타 부문 대표의 시행사 지분 50% 취득 자금 43억3000만원을 대납한 것으로 의심되는 정황이 발견됐다.

금감원은 옵티머스 실사 과정에서 실재성이 확인되지 않은 펀드 자금이 실제 SPC를 통해 특정 부동산 개발 회사에 투자된 사실을 추가로 파악했다. SPC가 보유한 수익권을 통해 투자금 회수 추진의 가능성이 열렸는데, 해당 수익권의 감정평가금액은 27억1000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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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커버리자산운용은 연계 거래 방식으로 펀드를 돌려막기한 것으로 드러났다. 펀드 자금을 해외 SPC에 투자하고 이 SPC가 미국 대출채권을 매입하는 방식으로 운영했다. 하지만 2019년 2월 해외 SPC의 자금 부족으로 만기가 도래한 3개 펀드의 상환이 곤란해지자 또 다른 해외 SPC가 문제의 SPC 자금을 후순위채권으로 인수하며 지원했다. 이로써 3개 펀드를 상환했으나 두 번째 해외 SPC는 후순위채권의 원리금을 회수하지 못했다.

운용사는 이 과정에서 두 번째 SPC의 신규 펀드 자금이 앞서 문제가 생긴 첫 번째 SPC 투자 펀드를 상환할 목적이었음에도 이를 숨겼다. 두 번째 SPC 투자 제안서엔 특정 대출 플랫폼의 대출채권을 매입한다고 거짓으로 기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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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커버리 임직원 4명은 부동산 대출 펀드 운용 과정에서 알게 된 부동산 개발 인허가 사항 등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2018년 8~10월 본인 또는 제3자의 명의로 시행사의 지분을 취득했다. 배당 수익과 지분 매각 차익으로 4600만원의 사적 이익을 취했다.

디스커버리는 같은 시행사에 2018년 8월과 12월 두 번에 걸쳐 부동산 펀드 자금 109억원을 대출해 줬는데 약정 이자의 일부를 면제했고 이자 지급 기일도 연기했다. 펀드 이익을 훼손하고 차주인 시행사의 이익을 도모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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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커버리 펀드 자금이 투자된 해외 SPC 관리인은 2017년 9월 해외 SPC의 자금으로 미국 운용사의 펀드가 보유한 부실 자산을 액면가 5500만달러로 매입했다. 이에 대한 대가로 42만달러(약 6억원)를 해당 운용사로부터 받았다. 이 관리인은 2020년 4~12월 해외 SPC 자금 63만달러(약 8억원)를 정당한 사유 없이 본인 회사 등으로 임의 인출해 유용했다.

앞서 금감원은 2018년 11월 이후 판매된 라임 무역금융과 옵티머스는 착오에 의한 계약 취소를 결정하고 라임 국내와 라임 CI, 디스커버리에 대해서는 금융회사의 불완전판매 정도 등에 따라 손해액의 40~80% 수준의 손해배상을 결정했다.

이번 추가 검사로 운용사의 위법 행위가 새롭게 발견됨에 따라 해당 펀드들도 분쟁 조정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부실자산을 매입하고 돌려막기한 디스커버리 SPC의 경우 투자자에게 정상 상환이 되는 것처럼 설명을 했다면 운용사와 판매사의 책임이 커질 수 있다.

돌려막기 위해 허위 기재된 투자제안서로 자금을 모집한 디스커버리 SPC의 경우엔 판매사가 같은 제안서를 이용해 판매했다면 불완전 판매에 해당할 수 있다.

이에 따라 금감원은 기업은행 등 판매회사에 대한 검사와 민원인의 펀드 가입 당시 현황에 대해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조사할 방침이다.

문수빈 기자(bea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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