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23일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교권 회복 및 보호 강화 종합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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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 “교사들의 요구가 반영돼 환영한 내용이 많았다. 하지만 발표 내용 대부분이 법으로 지정돼야 하는 거라 입법이 되냐, 안 되냐에 따라 성패가 갈릴 것 같다.”

김동석 한국교총 교권본부장은 전날 교육부가 발표한 ‘교권 회복 및 보호 강화 종합방안’을 이렇게 평가했다. 서울 서이초등학교 교사 사망을 계기로 교권 회복을 위해 교육부가 해결 보따리를 내놓았나 학교 현장에 정착하기 위해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것이다.

12일 서울 종각역 인근 도로에서 열린 제4차 안전한 교육 환경을 위한 법 개정 촉구 집회에서 참여한 교사 등이 손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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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교육계 등에 따르면 전날 정부가 발표한 교권보호 방안 대부분 법안 개정이 필요하다. 교사의 생활지도에 한해서는 아동학대 면책권을 주는 방안은 초·중등교육법 개정이 필요하고, 경찰 등 수사기관이 아동학대 조사에 앞서 교육청의 의견 청취를 의무화하는 내용은 아동학대처벌법을 개정해야 한다. 이 외에도 교권침해 행위를 한 학생에 대해 학교생활기록부에 기재하는 방안은 교원지위법을 손봐야 한다.

김 본부장은 “역대 정부에서도 교권 회복 방안을 많이 발표했으나 법안이 통과가 안 돼서 무산된 경우가 많았다”며 “당장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이 국회 교육위원회를 통과한다 해도 후속 입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르면 25일 아동학대 면책권을 부여하는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은 국회 교육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할 예정이다.

입법뿐만 아니라 예산 문제도 여전히 남았다. 교육부의 발표에 는 각종 민원에 교사 개인이 대응하지 않고 학교장 책임 하에 교감과 행정실장, 교육공무직 등 5명 내외의 민원 대응팀을 만드는 방안이 포함됐다. 박남기 광주교대 교육학과 교수는 “일반 사기업도 민원이 발생했을 때 회사 차원에서 대응하는 것처럼 국가와 교육청이 나서서 대응하는 방안이 맞다”면서도 “문제는 변호사를 선임해도록 돕는 방안 등은 모두 많은 예산이 필요하다. 기재부와 협의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서이초 교사 사망 사건 진상규명 및 아동학대 관련법 즉각 개정 촉구 집회에 참석해 묵념하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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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권회복 방안을 실천하기 위한 교원 확충도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박 교수는 “최근 일련의 일들에서 드러났듯이 학교폭력뿐만 아니라 특수교육 대상 학생도 늘고 있고, 정서불안을 겪는 학생이 늘어나는 등 학생들의 문제가 다양해지고 있다”며 “업무에 치이는 교사들이 많으면 또 교사는 다른 교원에게 도움을 받기 어렵고, 결국 스스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박 교수는 학생 수 감소와 별개로 교사 정원 감축을 완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일부 방안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한 경우도 있었다. 급교체, 전학, 퇴학 등 중대한 교권침해 조치사항은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에 기재한다는 내용은 진보 교원단체 측에서 반발하고 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입장문을 통해 “학생부 기록 또한 교사의 몫이며, 그로 인한 판단과 책임은 또 다시 학교에 돌아올 수밖에 없다”며 “학생부 기재 방침은 학교를 더 큰 분쟁상황으로 몰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교권침해 조치사항이 학생부에 기재되면 이를 막기 위한 변호사 선임 등 크고 작은 분쟁이 부작용으로 뒤따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이주호 교육부 장관은 전날 “학교폭력 문제 해결을 위한 주요 방안으로 학생부 기재가 들어가 있는데, 교육활동 방해를 기록하지 않으면 형평 논리에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학교 민원대응팀 역시 교육공무직에게 악성 민원 떠넘기기라는 전국교육공무직본부는 전날 성명을 내고 “이런 식이면 결국 학교현장에서 욕받이는 교육공무직이 되는 게 아닌가”라며 “즉각 대책을 논의하고 전국적 대응에 착수할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한편 이번 조치에는 학교교권보호위원회(교보위) 실효성 강화, 학생 책임 강화 등의 내용도 담겼다. 교보위는 지금까지 소극적으로 운영돼왔다는 지적에 따라 교육지원청으로 교권보호위원회가 이관된다. 또 학교장이 해당 사안을 은폐하거나 축소하지 못하도록 교원이 교육감에게 징계의결을 요구하는 것이 의무화된다.

학생은 학생인권조례에서 규정한 ‘사생활의 자유’에 따라 수업 중 휴대전화 사용이 가능했지만, 앞으로는 2회 이상 주의를 받으면 휴대전화를 수업 중 압수 당할 수 있게 된다.

binn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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