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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 난민 레바논 넘어 유럽으로…불법이민 급증 조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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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23일(현지시간) 시리아 북서부의 폐수 펌프장이 공습을 받아 최소 2명의 민간인이 사망했다.[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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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이민경 기자] 12년째 내전 중인 시리아 난민들이 최악의 경제위기를 겪는 레바논으로 불법 이민을 점점 더 많이 시도하고 있다고 AFP 통신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레바논군 당국은 지난 한 주간 시리아-레바논 국경을 무단으로 넘으려던 시리아인 약 700명을 적발해 본국으로 돌려보냈다고 밝혔다.

시리아는 오랜 내전으로 국가 기반 시설과 산업시설이 대부분 파괴됐고, 달러화 대비 시리아 파운드화 가치는 사실상 의미가 없는 수준으로 추락하고 있다.

2011년 내전 초기 1달러에 47시리아파운드였던 환율은 올해 초 7000파운드, 최근에는 1만5000파운드까지 치솟았다.

그동안 전쟁과 경제난을 피해 이미 국경을 넘어 레바논에 온 시리아인 수는 100만명이 넘는다. 따라서 시리아인의 불법 이민 시도가 새로운 상황은 아니다.

다만 최근 불법 이민 시도의 급증은 생활고에 항의하는 시리아 내 반정부 시위와 맞물려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소수 종파인 드루즈파가 주류를 이루는 시리아 서남부 스웨이다주(州) 등에서는 지난 18일부터 경제난과 물가고에 항의하는 시위가 잇따르고 있다.

시리아 정부의 최근 연료 가격 인상으로 불만이 고조된 가운데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이 공무원 임금 2배 인상을 발표하면서 상황이 더 심각해졌다는 게 아사드 정권 퇴진을 외치는 시위대의 주장이다.

시위대는 수도인 다마스쿠스로 향하는 고속도로를 봉쇄하기도 하고, 집권당인 바트당 당사를 급습하기도 했다.

레바논 역시 2019년 시작된 경제위기가 통제 불능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지만 시리아보다는 사정이 낫고, 또 레바논에서는 유럽행 불법 이민선도 탈 수 있다는 희망을 품은 사람들이 국경을 넘고 있다는 게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익명을 요구한 레바논 군 당국자는 “악화한 경제 상황이 시리아인들의 불법 이민을 부추기고 있다”며 “이들 중 상당수는 유럽으로 가려 한다”고 말했다.

다른 소식통도 “시리아인들 가운데 일부는 레바논에서 일자리를 얻고자 하지만, 대다수는 유럽으로 가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th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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