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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아리가토, 엔저"… 日 주요기업 2분기 3조5천억원 더 벌어 [아시아 경제패권 지도가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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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로 늘어난 이익, 전체 영업익의 50%
車·기계·관광 등 원자재값 상승 피해 상쇄


파이낸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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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도쿄=박소연 기자】 일본 주요 기업들이 올 2·4분기 실적 시즌에 약 3조5000억원의 엔저(엔화가치 하락) 효과를 누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체 영업이익 합계의 50%에 육박하는 것으로, 원자재 가격 상승 피해를 상쇄하고 있다고 분석되고 있다.

27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일본 주요 기업 68개사의 2·4분기(4~6월) 결산을 분석한 결과 엔화 약세로 인해 총 3900억엔가량의 영업이익을 올린 것으로 파악됐다. 엔화가치 하락으로 자동차 등 수출기업이 얻는 이득이 수입업체가 보는 손해를 크게 넘어섰다.

수출업체의 경우, 엔·달러 환율, 엔·유로 환율 모두 각 사가 평균적으로 상정한 환율보다 10엔 이상 낮아 그대로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다.

닛케이 분석 결과 이 기간 환율은 평균 '1달러=137엔', '1유로=150엔' 정도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0엔 정도 하락했다. 환율 영향을 받은 기업의 90%가 환율 효과를 누렸다. 환율로 인해 늘어난 이익은 전체 영업이익 증가분의 50%를 차지했다.

엔저의 재미를 톡톡히 본 업종은 자동차다. 대표적으로 스바루 자동차의 2·4분기 영업이익은 844억엔으로 전년 동기보다 약 470억엔 늘었다.

환율로 인한 이익 증가분이 약 340억엔을 차지해 원자재 강세 등에 약 260억엔의 마이너스 영향을 흡수했다.

도요타자동차와 스즈키 자동차 등을 합친 자동차 대기업 7사 합계로는 환율이 약 1900억엔의 영업이익을 끌어올렸다.

기계도 엔화 약세의 혜택을 누렸다. 기계 설비 업체 코마쓰는 건설기계·차량 부문에서 환율이 약 230억엔 이익을 얻었다.

전자 부품기업 무라타제작소는 스마트폰 수요 부진으로 전체적으로 이익이 감소했지만, 환율이 100억엔의 영업익을 벌어다 줘 일부를 보완했다.

제조업 외에도 엔화 약세는 관광으로 인한 내수 진작에 도움이 되고 있다.

일본백화점협회에 따르면 엔저 효과 등으로 6월 전국 백화점 매출액은 전년동월 대비 7% 늘었다. 미쓰코시 이세탄홀딩스 산하 미쓰코시 이세탄의 2·4분기 면세 매출액은 전년동기 대비 3.6배인 156억엔으로 코로나19 사태 전인 2019년 같은 기간을 웃돌았다.

반면 수입업체들은 엔화 약세 직격탄을 맞았다.

일본 제지는 엔저가 원재료 비용을 끌어올렸다. 중국, 대만에서 제조해 일본으로 수입하고 있는 가전업체 발뮤다는 2·4분기 매출액 원가율이 70.9%로 전년 동기보다 4.7%p 상승했다.

엔화는 아직 약세가 이어지는 모습이다. 8월 중순 엔·달러 환율은 1달러=146엔대로 올해 최저치를 기록했다.

일본은행이 지난 7월 말 장단기 금리 조작(일드 커브 컨트롤·YCC)을 수정했지만, 미국 금융 긴축이 장기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해 엔화 약세 기조가 바뀌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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