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3 (토)

이슈 라임자산운용 환매 중단 사태

이복현이 지핀 김상희 '라임 특혜' 후폭풍… 공방 벌어지는 쟁점은?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머니투데이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사옥. /사진제공=금감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금융감독원이 라임펀드 사건 추가검사에서 들춰낸 특혜성 환매 의혹이 촉발한 후폭풍이 커지고 있다. 당사자로 지목된 김상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강하게 반발하는 가운데 금감원은 특혜 정황이 분명하다며 맞섰다. 검찰 수사에서 규명될 환매 특혜 여부와 금감원의 유력 수익자 공개 적절성, 펀드 판매사인 미래에셋증권 입장 등이 이번 논란의 주요 쟁점으로 꼽힌다.


금감원은 '특혜성 환매' 판단… 김상희 "사실관계 섞고 뭉뚱그린 정치공작"

28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감원은 전날 라임 추가검사에서 드러난 4개 펀드의 특혜성 환매 정황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지난 24일 라임자산운용의 특혜성 환매 사실을 발표하면서 '○○중앙회(200억원), 상장회사 ○○(주)(50억원), 다선 국회의원(2억원) 등 일부 유력인사 포함'을 기재한 당위성을 주장하기 위해서다.

금감원은 라임의 개방형 펀드 63개 중 31개에서 환매중단 직전인 2019년 9월 3069억원이 환매된 사실을 확인했다. 이 중 4개 펀드는 다른 펀드자금 125억원과 고유자금 4억5000만원을 동원해 환매가 이뤄졌다. 김상희 의원이 미래에셋증권을 통해 가입한 '라임마티니4호 펀드'가 특혜성 환매가 이뤄진 4개 펀드 중 하나다.

금감원은 "자체 자금으로 환매가 불가능함에도 다른 펀드자금 또는 고유자금을 투입해 환매에 응한 부분은 특혜가 제공된 것이라는 합리적인 의구심이 제기될 수밖에 없었던 부분"이라며 "4개 펀드의 환매 과정과 관련된 구체적 사실관계는 향후 검찰 수사를 통해 명백하게 밝혀질 것"이라고 밝혔다.

머니투데이

김상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25일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라임자산운용(라임) 사태 직전 환매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을 부인하며 농성을 펼치고 있다. /사진=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김 의원은 금감원의 특혜성 환매 판단을 정치 공작으로 규정하며, 라임이나 판매사 미래에셋증권과 어떤 특혜도 주고받지 않았다고 반박한다. 그는 "금감원은 제가 가입한 펀드가 당시 정상적인 환매가 불가능한 상황이었다고 주장했지만 사실이 아니다"며 "실제로 제 펀드의 90% 가량은 언제나 환매가 가능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금감원은 사실관계를 섞고 뭉뚱그려, 제가 마치 특혜성 환매에 연루된 것으로 오해하도록 의도적으로 왜곡 공표했다"고 비판했다.


환매 특혜 대상 공개 적절했나… 적절성 여부는 檢 수사

머니투데이

/그래픽=조수아 디자인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금감원이 특혜성 환매를 받은 투자자 중 다선 국회의원이 포함된 사실을 공개한 점도 공방 대상이다. 금감원은 추가검사 발표 당시 특혜성 환매를 받은 투자자를 처벌할 수 있냐는 질문에 "일반적으로 수익자를 처벌할 법적 근거가 마땅치 않다"고 밝혔다.

야권은 금감원이 현행 법상 처벌 대상이 아닌 다선 국회의원을 공개한 배경에 부정적인 여론을 조장하려는 정치적 의도가 깔렸다고 본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날 "금감원이 아니라 금융정치원"이라며 "전혀 관계없는 사실을 정치적 목적으로 꿰 엮은 것 같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이에 대해 엄중한 책임을 반드시 지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다만 검찰 수사에서 특혜성 환매를 받기 위한 투자자들의 불법 행위가 드러날 경우 금감원의 조치가 정당성을 얻을 가능성이 존재한다. 금감원은 이복현 원장이 다선 국회의원 표현을 보도자료에 넣도록 지시했다는 한겨레 보도에 "수익자를 사전에 특정하여 검사를 실시한 것은 아니며, 검사 과정에서 확인된 사실을 보도자료에 가감 없이 적시했다"고 밝혔다. 이어 "따라서 이복현 원장이 다선 국회의원이라는 표현을 보도자료에 넣도록 지시하거나 결정했다는 기사의 내용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난감한 판매사 미래에셋증권… "조사 협조하겠다"

머니투데이

/사진제공=미래에셋증권.



펀드 판매사인 미래에셋증권은 금감원과 김 의원 간 공방에 끼어 곤혹스러운 상황에 처했다. 김 의원은 전날 미래에셋증권이 환매 권유, 라임마티니4호 가입자 16명의 동시 환매 내용을 금감원에 문서로 전달하려 했으나 금감원이 막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금감원은 "사실과 다르다"고 부인했다. 미래에셋증권도 "라임펀드 특혜 환매 의혹과 관련해 미래에셋증권에서 확인된 것으로 발표되는 부분은 일체 미래에셋증권이 공식적으로 확인한 내용이 아니다"며 김 의원의 주장을 반박하는 취지의 입장을 냈다. 미래에셋증권은 "라임펀드 특혜 환매 의혹에 대해서는 이미 조사기관의 조사가 개시된 것으로 아는 바, 미래에셋증권은 조사 협조나 자료 요청이 있을 시 적극 협력할 것"이라고 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이번 의혹이 판매사가 아닌 운용사와 관련된 사안이라며 선을 긋고 있다. 하지만 증권가에서는 김 의원이 2019년 8월 말 미래에셋증권의 권유에 따라 환매했다고 밝힌 만큼, 판매사 연루 여부도 수사 또는 검사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고 본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원칙적으로 펀드 환매는 운영사 단위에서 이뤄져야 하나, 실제로는 판매사가 강하게 개입하는 구조다. 주요 펀드 사기 사건에서 판매사들에 원금 보상 책임을 물린 이유"라며 "김 의원 발언의 진위와 판매사의 차별적 환매가 있었는지에 대해선 사실관계 파악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서진욱 기자 sjw@mt.co.kr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