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우주안보 회의서 미사일기술 활용 위성발사 비판…북한은 "자위적 조치" 주장
유엔 우주안보를 위한 개방형 실무작업반(OEWG) 회의장 모습 |
(제네바=연합뉴스) 안희 특파원 = 북한이 지난 24일 우주발사체 '천리마 1형'을 발사한 것을 두고 한·미·일을 비롯한 여러 국가가 유엔 회의장에서 규탄의 목소리를 냈다.
북한은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한 위성 발사 행위를 금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거부하겠다면서 발사 행위가 정당한 자위적 조치라고 주장했다.
박은진 외교부 군축비확산담당관은 28일(현지시간) 유엔 제네바사무소에서 열린 유엔 우주안보를 위한 개방형 실무작업반(OEWG) 회의에서 "우리는 우주의 안전하고 지속가능한 평화를 보장하기 위해 모였지만 북한이 반대의 길을 선택한 것은 매우 개탄스럽다"고 말했다.
박 담당관은 "북한이 탄도미사일 기술을 활용한 이른바 '군정찰위성'을 발사한 것은 불법적 활동"이라며 "탄도미사일 기술을 사용한 모든 발사는 핵무기를 탑재할 수 있는 미사일 기술 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고 지적했다.
또 "이런 실험을 통해 북한은 목표 달성에 가까워지고 있으며 이것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탄도미사일 기술 관련 활동을 금지하는 결의안을 채택한 이유"라면서 "우주공간의 평화적 이용에 해당하지 않는 북한의 불법 행위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강조했다.
일본 측 대표도 비판에 가세했다.
오가사와라 이치로 주제네바 일본 군축대사는 "이번 발사는 유엔 안보리 결의안을 명백하고 노골적으로 위반하는 것이며 역내 국가에 심각한 위협을 가하는 것으로 강력히 규탄한다고 재차 강조한다"고 말했다.
오가사와라 대사는 북한이 오는 10월 정찰위성 탑재 미사일을 다시 발사할 것이라는 방침을 밝혔다는 사실을 거론하면서 "일본은 북한이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한 추가 발사를 하지 말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회의에서 독일과 뉴질랜드 측 대표도 북한의 위성 발사가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한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규탄 입장을 냈다.
북한은 발언권을 얻어 반박에 나섰다.
한대성 주제네바 북한대표부 대사는 "유엔 안보리 결의안은 유엔 헌장에 어긋나는 불법 문서로, 미국과 그 추종국가들이 주도적으로 만든 그러한 결의안에는 구속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나라에서도 위성을 발사하고 남한과 미국은 합동군사연습을 하며 끊임없이 우리에게 군사적 위협을 가하는데 이런 것들은 평화와 안보를 수호하기 위한 것으로 미화된다"며 "우리의 군사 정찰 위성의 발사는 우리의 안전 보장과 직결된 자위적 조치"라고 주장했다.
그러자 미국이 재반박했다.
에릭 데사텔즈 미 국무부 선임조정관은 "한미 연합군 훈련은 본질적으로 방어적인 것으로,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와 달리 유엔 안보리 결의안에 금지돼 있지 않다"고 밝혔다.
그는 "북한은 한미 양국의 대규모 훈련이 재개되기 전인 지난해 6차례의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는 점을 상기시키고자 한다"면서 "북한의 위성 발사는 국제사회의 비확산 노력을 약화하고 우리를 군축이라는 공통 목표로부터 멀어지게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엔 우주안보를 위한 개방형 실무작업반(OEWG) 회의는 우주안보 분야에서 각국이 지켜야 할 책임 있는 행위 규범을 만들기 위해 유엔 총회가 설치한 실무 협의체다.
prayer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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