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릭스, 美에 위협 아냐"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 조정관은 이날 전화 브리핑에서 시 주석이 G20에 참석하지 않는 것과 관련, "G20에서 시 주석을 만나고 싶다"고 한 조 바이든 대통령의 전날 발언을 언급하면서 "미국은 시 주석의 참석을 권유하겠지만, 참석 여부는 시 주석에 달렸다"고 말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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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G20 정상회의 의제를 보면 기후변화가 됐든, 다자개발이 됐든, 투자 기회가 됐든 거기에는 중국의 이해관계가 달린 것이 있다"면서 "또한 전 세계의 경제 협력과 번영의 기회를 개선하기 위한 포럼으로 G20이 어디로 갈지 등 G20 자체도 의제에 포함될 것"이라고 밝혔다.
커비 조정관은 5~7일 인도네시아에서 열리는 아세안 관련 정상회의에 바이든 대통령 대신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참석하기로 하면서 해당 지역에 대한 미국의 관심이 떨어지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는 지적에 한미일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의 등을 거론하면서 "우리가 정부 출범 초부터 한 일을 보고 미국이 인도·태평양에 관심이 없다고 말하기는 어렵다"고 반박했다.
중국이 주도하는 경제 블록 '브릭스'(BRICS,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신흥 5국)에 대해서는 "우리는 브릭스를 일종의 반(反)미국 연합이나 미국의 국익 및 방대한 동맹 네트워크에 대한 적대적 단체로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브릭스에 참여하는 많은 회원국이 미국과 좋은 양자 관계를 맺고 있다. 우리는 브릭스를 어떤 종류의 위협으로 보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커비 조정관은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으로 구성된 브릭스가 아르헨티나, 이란,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등을 회원국으로 받아들이기로 한 것에 대해서는 "어느 나라든 누구와 어떻게 연합할지 결정할 수 있다"면서 "주권적 결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은 어느 나라에 누구와 친구가 돼야 한다고 말할 수 있는 위치에 있지 않다"고 밝혔다.
브릭스는 24일 종료된 정상회의에서 신청국 22개국 가운데 6개국을 신규 회원국으로 영입했다. 정상들이 회원국 확대에 합의했지만, 세를 불리는 속도에는 이견을 보였고, 당초 중국이 회의 의제로 제기했던 브릭스 공동통화 안건은 논의가 시작조차 하지 못했다.
시 주석은 빠르게 몸집을 불려 미국 주도의 주요 7개국(G7)을 능가하는 반미 진영을 만들고자 하지만, 인도와 브라질 등 기존 회원국이 회원국 확대에 까다로운 조건을 제시하면서 목표 달성에는 실패했다.
한 외신은 "정상들이 브릭스 몸집 확대에는 지지했지만, 확대 속도에 대해서는 의견 차이가 있다"고 전했다. 인도는 회원국이 국제 제재 대상이어서는 안 되며, 1인당 국내총생산(GDP) 등 명확한 경제 기준도 필요하다는 의견을 낸 것으로 전해진다. 친중 성향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마저도 "브릭스는 G7의 대항마가 아니며 미국과 경쟁체제를 구축하는 것도 아니다"라고 언급했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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