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대출 심사 과정 들여다볼 듯
당국 압박에 대출 문턱 서둘러 높여
지난달 31일 서울 아파트 단지 모습.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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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신규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을 5조 원 이상 늘린 인터넷은행을 상대로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현장 점검에 나선다. 50년 만기 주담대 등이 올해 가계부채 급증의 주범으로 지목된 가운데, 비대면 대출 심사 시스템 등이 중점 점검 대상이 될 전망이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4일부터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를 대상으로 가계대출 현장점검에 들어간다. 4일부터 7일까진 카카오뱅크, 11일부터 14일까진 케이뱅크가 점검받는다. 금감원의 인터넷은행 가계대출 현장점검은 이번이 처음이다. 주담대를 취급하지 않는 토스뱅크는 점검 대상에서 제외됐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모두 올 상반기 연 3%대 금리의 주담대 상품을 출시하는 등 고객 유치에 공격적으로 나서면서 가계부채가 급격히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실제 카카오뱅크의 주담대 잔액은 6월 말 기준 17조3,220억 원으로, 지난해 말(13조2,960억 원) 대비 4조260억 원이나 늘었다. 케이뱅크 주담대 잔액도 같은 기간 1조4,070억 원 증가한 3조7,000억 원이었다. 인터넷은행 두 곳에서만 상반기 총 5조4,330억 원 급증한 것이다.
두 인터넷은행이 주담대 대출 심사를 비대면으로 진행한 점도 점검 대상이다.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10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가계부채 현황 점검회의를 열고 "인터넷은행이 비대면 채널을 통해 주담대 등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차주의 소득심사 등이 면밀히 이루어지고 있는지와 연체위험 등을 충분히 관리하고 있는지를 집중적으로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이복현 금감원장도 지난달 16일 "인터넷은행 주담대 과정에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잘 지켜지고 있는지 볼 것"이라며 "인터넷은행은 신파일러(금융거래 이력 부족자)에게 자금을 공급한다는 정책적 목적이 있는데, 지금과 같은 주담대 쏠림이 제도와 합치되는지 비판적 시각이 있다"고 밝혔다.
당국의 '주담대 압박'에 인터넷은행은 서둘러 대출 문턱을 높이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지난달 25일 50년 만기 주담대 상품에 34세 연령제한을 신설했으며, 지난달 30일부터 주택 구입 목적 주담대 대상자를 무주택자로 제한했다. 카카오뱅크가 5월 주택구입자금 주담대 조건을 2주택자로 확대한 지 3개월 만이다.
강진구 기자 realni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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