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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이슈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연합시론] '대장동 허위 인터뷰 의혹' 철저한 진상 규명이 우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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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신학림 전 언론노조 위원장 기자회견
(고양=연합뉴스) 임병식 기자 = 지난 1일 경기도 고양시에서 신학림 전 언론 노조위원장이 검찰 수사에 대한 기자회견을 열고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3.9.1 andphotodo@yna.co.kr


(서울=연합뉴스) 대장동 사건의 핵심 피의자인 김만배 씨의 '허위 인터뷰 의혹'이 일파만파로 커지고 있다. 사건의 요지는 김 씨가 2021년 9월 인터넷매체 뉴스타파 전문위원이던 신학림 전 언론노조 위원장과 만나 '2011년 대검 중수부의 부산저축은행 수사 당시 주임 검사이던 윤석열 중수2과장이 대출 브로커 조우형의 수사를 덮어줬다'는 취지의 얘기를 했고, 뉴스타파가 6개월 후 대선을 사흘 앞두고 이를 보도했다는 것이다. 그사이 김 씨는 신 씨에게 책값 명목으로 1억6천500만원을 줬는데 검찰은 이를 허위 인터뷰의 대가로 보고 있다. 검찰은 배임수재, 청탁금지법 위반 등의 혐의를 받는 김 씨와 신 씨의 주거지와 사무실을 압수 수색하고 신 씨를 소환하는 등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김 씨의 인터뷰를 인용한 방송 보도들의 적절성을 긴급 심의하겠다고 예고했고 국민의힘은 김씨와 이씨, 그리고 해당 내용을 보도한 언론사 기자들을 경찰에 고발하는 등 파문이 전방위로 확산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김 씨의 인터뷰, 뉴스타파의 보도, 이후 다른 언론의 인용 보도 등 일련의 과정이 더불어민주당과의 공조 하에 진행됐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당선자를 윤석열에서 이재명으로 바꾸기 위해 자행된 중대한 국기문란이자 반민주적, 반헌법적 범죄"라며 "상식적으로 민주당의 연루를 의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쿠데타, 반역죄, 사형 등의 거친 표현까지 나왔다. 이에 대해 지난달 31일부터 국회 본관 앞에서 단식 농성을 벌이고 있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조직폭력배 동원해서 '나한테 조폭 자금 20억 줬다' 이런 게 진짜 선거 공작"이라며 "적반하장, 후안무치의 대표적 사례"라고 맞불을 놨다. 민주당 대변인은 이번 사건을 '국정 무능 프레임을 벗어나기 위한 국면 전환용 카드'로 규정했다. 지난 대통령 선거는 정책과 비전은 실종되고 네거티브 공방만 난무한 '역대급 비호감 대선'이었다. 혼탁한 상황에서 온갖 검증되지 않은 정보와 허위 사실들이 크든 작든 대선 결과에 일정한 영향을 줬을 것이다. 여론을 왜곡·조작해 선거에 영향을 미치려는 시도는 대의 민주주의의 근간을 훼손하는 중대 범죄다. 언론사들이 허위라는 사실을 인식하고 보도했는지, 민주당이 취재와 보도 과정에 개입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불법 행위가 있었다면 모든 정치적 고려 없이 엄정하게 수사하고 단죄해야 한다.

더구나 취재 과정에서 금품을 주고받은 것은 법적인 문제를 떠나 언론인으로서의 본분을 망각한 부도덕한 행위다. 책의 가치가 워낙 커 한 권당 5천500만원도 비싼 것이 아니라는 변명에 고개를 끄덕일 국민이 몇 명이나 있겠나. 인용 보도한 언론사들도 교차 확인과 검증을 소홀히 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는 없다. 다만 일부 언론 보도의 내용적 흠결과 과정의 부적절성을 이유로 전체 언론을 지나치게 옥죄는 것은 또 다른 부작용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 특히 인용 보도의 경우 언론계 내에서도 충분히 문제점을 인식하고 있는 만큼 스스로 개선책을 모색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우선은 사건의 진상부터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 그 결과에 따라 관련자들에게 법적, 도덕적, 정치적 책임을 엄하게 묻고 그런 연후에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법과 제도를 손질하는 것은 순서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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