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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8 (수)

이슈 화웨이와 국제사회

“中화웨이 폰에 하이닉스칩”… 하이닉스 “거래한 적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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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수출규제 대상인 D램 등 사용

하이닉스 “美에 신고… 경위 파악중”

딜러-고객사 통해 확보했을 가능성

美의원 “제재 위반 확실” 조사 촉구

동아일보

화웨이가 최근 출시한 메이트 60 프로 - 회사 홈피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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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대(對)중국 반도체 수출 규제가 지속되는 가운데 규제 대상에 속하는 SK하이닉스 메모리반도체가 중국 화웨이의 새 스마트폰에 사용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SK하이닉스 측은 미 상무부에 자진 신고하고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

미 블룸버그통신은 7일(현지 시간) 반도체 분석·컨설팅 회사 테크인사이트에 의뢰해 화웨이 신형 스마트폰 ‘메이트 60 프로’를 해체한 결과 SK하이닉스 스마트폰용 D램 LPDDR5와 낸드플래시가 사용됐다고 보도했다. 나머지 부품 대부분은 중국 업체 제품이었다.

SK하이닉스 측은 이날 “화웨이와 거래한 사실이 없다”며 “미국 수출 규제를 철저하게 준수한다는 것이 당사의 확고한 방침”이라고 밝혔다. SK하이닉스 측은 화웨이 스마트폰에 자사 메모리칩이 사용된 것을 확인하고 미 상무부 산업안보국에 신고했으며 이 메모리칩이 어떻게 화웨이에 유입됐는지를 파악 중이라고 했다.

블룸버그는 “화웨이가 SK하이닉스로부터 메모리칩을 어떻게 조달받게 됐는지는 불분명하다”며 “미국의 전면적인 수출 규제 조치가 내려지기 전인 2020년까지 비축한 부품을 활용한 것일 수도 있다”고 전했다.

국내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2019년 미국이 화웨이를 제재 명단에 올린 뒤 2020년부터 (화웨이 측과) 거래를 중단해 현재까지 거래가 없는 것으로 안다”며 “제품 양산 시기를 고려했을 때 중간 딜러나 다른 고객사를 통해 확보했을 가능성이 조금 더 크지 않을까 싶다”고 밝혔다.

화웨이가 최근 미국 제재 속에서 3년 만에 내놓은 5세대(5G) 스마트폰 메이트 60 프로에는 7nm(나노미터·1nm는 10억분의 1m) 공정으로 만들어진 반도체를 장착한 것으로 확인돼 미 수출 규제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블룸버그의 의뢰를 받은 글로벌 기술 분석업체 테크인사이츠는 중국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 SMIC의 2세대 7나노칩 ‘기린 9000s’가 들어 있었다고 밝혔다. SMIC는 공정 과정에 미국산 설비를 사용하고 있다.

2019년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는 안보에 위협이 된다는 이유로 화웨이에 대한 미 기업의 수출 금지 조치를 취했다. 이어 지난해 조 바이든 행정부는 첨단 반도체 장비의 중국 반입도 규제했다. 이렇게 꽉 막힌 상황에서 초미세 공정의 반도체를 만들어낸 것이다.

대중 강경파로 꼽히는 마이클 매콜 미 하원 외교위원장은 6일 “화웨이에 최신 7나노 반도체를 공급한 SMIC가 미국 제재를 위반한 것이 확실해 보인다”며 대대적인 조사를 촉구했다. 중국에 대한 강경 조치를 주장하는 마이크 갤러거 하원 미중전략경쟁특별위원회 위원장도 “화웨이와 SMIC에 대한 모든 미국 기술 수출을 중단할 때가 왔다”고 강조했다.

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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