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예찬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이 이른바 ‘김만배 인터뷰’가 만들어진 때 더불어민주당 소속 국회의원이 허위사실을 공표해도 의원직을 상실하지 않도록 하는 법 개정안을 발의했다고 주장했다. 법안을 대표 발의한 이수진 민주당 의원은 “극히 허술한 연결고리로 ‘소설 쓰기식’ 정치공작을 벌이고 있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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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법안 발의 시점, 대선과 1년 차이”
장 최고위원은 8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은 국회의원이 가진 입법권을 무기로 ‘대선 공작 면죄부 법안’을 발의하며 가짜뉴스로 대선판을 뒤흔들 준비를 했다”고 말했다. 장 최고위원에 따르면 김만배 인터뷰가 만들어진 2021년 9월 15일에서 한 달이 지나지 않은 10월 8일 이수진 의원 등 민주당 의원 32명은 공직선거법 일부개정안을 발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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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정안은 ‘특정 후보를 당선되지 못하게 할 목적으로 허위사실을 공표했을 경우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상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는 규정을 ‘5000만원 이하’로 바꾸는 내용을 담고 있다. 장 최고위원은 “기존 법 조항은 처벌 하한선이 500만원으로 규정돼 당선무효형(벌금 100만원 이상)을 면하기 어렵다”며 “그런데 민주당 의원은 벌금 하한선을 삭제해 의원직 상실 우려 없이 마음껏 가짜뉴스를 퍼트리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당시에는 뜬금없는 가짜뉴스 면죄부 법안이라고 생각했지만, 지금 돌아보면 조작 인터뷰의 존재를 알고 만든 법안이라는 의혹에 아귀가 딱 맞아떨어진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만배 인터뷰가 보도된 뉴스타파를 인용한 민주당 의원의 사회관계망(SNS) 캡처 화면을 모아 배포했다. 장 최고위원은 또 “인터뷰로 가장 큰 이득을 본 대상은 민주당과 이재명 대표”라며 “김만배와 이재명은 원 팀”이라고 주장했다.
‘해당 법안이 계류 중인데 (장 최고위원 주장대로라면) 진작에 통과됐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장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이 반대하고 언론 기사로 알려지면서 민주당이 주춤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무슨 목적으로 이렇게 국민적 지탄을 받은 법안을 10월에 발의했어야만 하는지 국민 앞에 밝혔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날 이수진 의원은 “‘법안 발의 시점’이라는 극히 허술한 연결고리로, 소설 쓰기식 정치공작을 벌이는 국민의힘은 즉각 사과해야 한다”고 밝혔다. 판사 출신인 이 의원은 “현행 공직선거법상 상대 후보의 낙선을 목적으로 허위사실을 공표한 경우에는 그 사실이 인정되면 사안이 극히 경미해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보이더라도 국회의원직을 박탈하는 판결만을 선고할 수밖에 없게 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 의원은 “본 법안 발의 시점은 당시로부터 1년가량이 남았던 대선이 아니라, 법안 발의 직전의 이규민 전 의원의 당선 무효 선고에 의한 것”이라고 했다. 이 의원에 따르면 이규민 전 의원은 ‘고속도로’와 ‘자동차전용도로’을 혼동 기재한 사실 때문에 당선 무효 선고를 받았다.
이 의원은 “이 사례와 같이 현행법은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 없는 극히 경미한 사안이라고 하더라도 벌금 하한이 정해져 있어 법관이 작량감경을 해도 당선무효에 해당하는 250만원 벌금형을 선고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에 비록 허위사실이 기재됐다고 하더라도 그 정도가 극히 경미해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정도로 보인다면 법관이 의원직 상실형이 아닌 100만원 미만의 선고를 할 수 있도록 개정안을 낸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성빈 기자 im.soung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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